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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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이 또 한 번 납득하기 힘든 선택을 했다.

박재홍은 11일 발표된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 346표 중 81표를 얻는 데 그쳐 수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올해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은 김현수, 가르시아, 이종욱에 돌아갔다.

김현수와 가르시아가 골든글러버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종욱에는 다소 물음표가 붙는다.

발 빠르고 정확한 '똑딱이'는 확실히 유혹의 화신이다.

득점 1위(98점) 도루 2위(47개)에 3할을 넘긴 타율(.301)까지 이종욱은 분명 매력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대형이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것도 사실 같은 이유다.

그렇지만 야수는 주자가 아닌 타자다. 발 보다 방망이가 훨씬 더 중요하다.

도루 차이는 42개나 나지만, 도루와 총루타수를 단순히 합해도 박재홍(218)이 이종욱(209)보다 9개 높다.

박재홍은 굳이 이종욱처럼 위험부담을 얻지 않고도 더 많은 베이스를 '얻을 수' 있던 것이다.

득점과 타점을 합해도 박재홍(138)이 이종욱(126)보다 높다.

지극히 기초적인 기록 비교만으로도 박재홍이 이종욱보다 훨씬 더 '생산적인' 타자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박재홍의 RC 90는 롯데 가르시아와 똑같은 수치다. 이종욱은 77밖에 되지 않는다.

RC 10점은 팀이 1승을 더 거두느냐 마느냐를 가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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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박재홍은 이종욱은 물론 이용규에도 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재홍이 이용규보다 못한 건 베이징 올림픽에 가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올스타 투표는 인기 투표다.

그 어떤 선수를 그 어떤 이유로 찍든 투표권자의 선택이고 자유다.

하지만 사실상 포지션 최고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는 다르다.

박재홍이 김현수, 가르시아와 함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버가 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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