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MLB

'05 NLCS 1차전 HOU 3 : 5 STL


NLCS, 세인트루이스가 처음 홈에서 갖는 두 경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이제 장소를 휴스턴으로 옮겨 세 경기를 치르고, 한 팀이 3연승을 하지 않는 이상 다시 세인트루이스로 돌아와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지난해 두 팀 간의 매치에선 양 팀이 4승 3패, 각각 모두 자신의 홈에서 승리를 챙겼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1승 1패입니다.
 
1차전에서는 카펜터 선수의 호투 속에, 레지 샌더스 선수가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계속 보여준 세인트루이스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사실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 해결사 '레지'의 이미지는 제법 오래된 얘기입니다. 가깝게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밀러타임'의 주인공 "레지 밀러", 그리고 멀게는 Mr.October라는 별명을 가진 양키스의 레지 잭슨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레지 샌더스 선수 1회말 2사 상황에서 선제 투런을 날리면서, 또 다른 해결사 "레지"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2회에는 선발 투수 크리스 카펜터 선수가 완벽한 스퀴즈를 성공시켰습니다. 이 번트로 A.O. 누네스 선수의 안타 때 3루까지 진출해 있던 그루질라넥 선수 홈을 받으며 석 점째를 올립니다. 이 번트 성공이 사실상 1차전의 승부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대로, 야구에서 2점차가 어떤 점수 차이로 변하느냐 하는 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2:1 되면 앞서가는 팀은 확실히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3:0이 되면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3:0으로 앞서는 점수를, 그것도 선발 투수가 내주었다는 점은 정말 칭찬해줄 만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넉 점째는 이날 경기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엑스타인 선수의 방방이에서 비롯됐습니다. 5회 1사, 크리스 카펜터 선수의 희생번트로 2루에 진루해있던 A.O. 누네스 선수를 불러들이는 우중간 안타. 이후 터진 푸홀스 선수의 안타때 홈으로 쇄도, 이 경기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립니다. 경기 최종 성적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팀의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아주 충실히 수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5회가 끝났을 때 점수는 5:0, 크리스 카펜터 선수의 무게를 생각할 때 휴스턴이 뒤집기 쉽지 않은 점수차로 완전히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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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스턴이라고 그대로 허무하게 물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앤디 페팃 선수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크리스 버크. 네, 바로 애틀란타전 18회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그 버크 선수입니다. 좌월 투 런을 터뜨리며 아담 에버릿까지 불러 들여 5:2.
 
  
 
그리고 9회 유격수 데이빗 엑스타인 선수의 실책과 어스머스 선수의 희생 플라이를 묶어 1점을 더 추가합니다. 경기는 5:3. 
 

 
하지만 이미 마운드에는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 제이슨 이링스하우젠 선수가 올라 있는 상황이었고, 신은 한번의 기적에 만족한 모양입니다. 투수 아스타시오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비스카이노 선수 1루 땅볼로 아웃되며 1차전은 세인트루이스가 차지합니다.
 
휴스턴의 앤디 페티트 선수는 6이닝 5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물러났습니다. 이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보인 최악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경기 전 타격 연습 때 투구에 무릎 부위를 맞았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경미한 부상이라 간단한 치료 후 등판할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 약간의 불안함이 존재했으리라고 봅니다. 투수들이 민감하고 예민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비록,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페티트 선수라 가너 감독도 믿고 내보냈겠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경기 승리에 선수들이 얼마나 공헌했는지를 알아보는 WPA에서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투수 크리스 카펜터 선수가 .226으로 1위, 레지 샌더스 선수가 .168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패배를 당한 휴스턴에서는 2점 홈런을 터뜨린 버크 선수가 .042로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런 버크 선수의 활약은 2차전에도 그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2차전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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