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각 구단 홈페이지를 둘러 보면, 선수들의 취미가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서라뇨? 그 말을 실제로 믿는 야구팬이 얼마나 될까요? 운동하고 피곤해 죽겠다는 것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그런 가혹한 취미를 권유할 만큼 야구팬들이 몰인정하지 않습니다. 야구 선수들도 대체로 20-30대의 남자들인지라, 많은 남성 유저분들께서 그러하듯, 음주가무를 즐기게 마련입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그만한 게 없죠.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게, 배를 쭉 깔고 혹은 쇼파에 푹신하게 드러누워 지켜보는 바보 상자, TV. 하지만 모든 생각을 잊고, 재충전을 시간을 갖는 데 그만큼 효과적인 게 없습니다.

하지만 출신 지역도 다양하고, 또 연령도 다양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각기 선호하는 TV 프로그램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TiVo를 설치한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술자리도 빨리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제 시각에 맞춰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합니다. 사실 녹화된 프로그램보다야 제 시각에 맞춰 보는 맛이 더더욱 쏠쏠하죠. 하지만 이 점에 있어 타자들은 사실 다소 불리합니다. 타자들이 공격적이 된다는 건, 경기 시간을 길게 끌어가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투수들의 경우는 다릅니다. 마음 먹고 잘 던지면 경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각에 귀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어느 투수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무슨 요일에 잘 던졌는지를 알아보겠다는 뜻입니다. 역시나 RSAA는 각 요일별 평균을 근거로 (사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_-) 산출된 값입니다.

# 월요일

- 채병룡 RSAA +5 ERA 0.00 IP 7.6 K/9 8.22 WHIP 0.39 1승 0패

사실 채병룡 선수는 월요일에 야구 경기가 없다는 사실에 행복해 했다. 마음 놓고 <야심만만>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필 인기가수 S양이 게스트로 출연하던 날 경기 스케쥴이 잡힌 것이다. 방법은 별 수 없었다. 후다닥 경기를 끝내는 수밖에.


# 화요일

- 손민한 RSAA +14 ERA 1.77 IP 40.6 K/9 5.98 WHIP 0.96 5승 1패

손민한 선수가 N모 아나운서의 열렬한 팬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얘기. 임자 있는 몸이라고? 소개팅에 관심 있으신 남성 유저를 모집하려 했을 때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신 분들을 보시고도? 하지만 걱정 마시라, 그저 팬은 팬일 따름이니. 특히 미리내 님, 걱정 마세요.


# 수요일

- 오승환 RSAA +8 ERA 1.19 IP 22.6 K/9 9.93 WHIP 0.75 1승 0패 4세이브 1홀드

<생방송 섹션 연예 TV>는 MBC에서 수요일 밤 11시부터 방송된다. 젊은 총각이 연예인들에게 관심 많은 건 잘못이 아니다. 이 프로를 볼 때면 그도 웃는다는 소문도 있다.


# 목요일

- 염종석 RSAA +11 ERA 0.36 IP 25.3 K/9 3.20 WHIP 0.71 2승 0패

목요일 KBS1 TV에선 <문화지대>라는 제목의 문화/교양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그 필력이 괜히 나온 거라고 생각하셨던 거 아니죠?


# 금요일

- 캘러웨이 RSAA +10 ERA 1.50 IP 36 K/9 4.75 WHIP 1.06 4승 1패

한국말도 못 알아 들으면서 무슨 TV냐고? 혹시 바게트에 고추장 발라서 드셔본 적 없으신지? 한국에서 그러셨다면 취향이겠거니 하겠지만, 유럽에서 그러셨다면 향수( 라고 불러도 괜찮은 게 아닐지? 그럼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할까? Thanks God It's Friday. 어떻게든 고향 음식을 먹으면 그리움이 좀 달래지는 걸까? 마감시간인 22시 전에 어떻게든 도착해야 했다.


# 토요일

- 오승환 RSAA +10 ERA 0.00 IP 20.3 K/9 9.74 WHIP 0.49 2승 0패 4세이브

그만 좀 잘해라 -_-; 더 이상 쓸 말도 없다구.


# 일요일

- 김원형 RSAA +18 ERA 1.19 IP 45.3 K/9 5.16 WHIP 0.73 4승 2패

가정적인 남편에게 일요일 저녁이란 원래 두런두런 거실에 둘러 앉아 TV를 보며 과일을 깎아 먹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에 야구장에 있을 수는 없다. 경기를 빨리 끝내고 귀가하는 수밖에.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