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사실 엑셀 양과 데이트한지는 꽤 됐는데, 윗것들의 압박에 작업 속도가 현저히 느렸습니다. 데이트할 때 길게 끌어 좋은 건 오직 하나, 나머지는 사실 빨리 해치우는 게 오히려 건강에도 좋은데 말입니다. 게다가 엑셀 양의 각종 개인기가 너무도 화려하게 펼쳐지느라 사실 다소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엑셀 양의 개인기, 그 끝은 어디일까요? 정말이지 다재다능하고 영특하기까지 한 엑셀 양과 데이트를 즐기다 보면, 약간 얼굴만 받쳐준다면 아나운서를 추천하고픈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네모난 얼굴로 인기를 끌 수 없음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죠. 그래도 저만큼은 그 네모난 얼굴을 너무도 사랑하는지라, 성형수술을 권유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항상 제 곁에서 자신의 영특함을 드러내 주는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오늘 데이트에서 엑셀 양은, 제게 제법 흥미로운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현재 경기당 리그 평균 득점은 4.75점이야. 어떤 팀이 매 경기 4점씩 낸다면, 승률은 얼마가 될까? 글쎄 평균 득점이랑 얼추 비슷하지만, 그 이하니까 5할 약간 아래가 아닐까? 하지만 이어지는 엑셀 양의 대답을 저는 처음에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500이야. 도대체 그녀는 이 승률을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저는 다시 한번, 그녀의 개인기에 입을 떡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전혀 명석하지가 못한지라, 엑셀 양의 설명을 100%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저보다 뛰어난 여러분의 식견으로는 충분히 엑셀 양의 개인기를 받아들이실 수 있으리라 믿고, 그녀의 개인기를 한번 펼쳐보이겠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전반기까지 각 팀이 올린 점수별 경기수 입니다.



어지럽죠? 그렇지만 뭔가 그럴 듯해 보이는 그래프라고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_-

잠시 0점이 빠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저의 신조는 <투수로는 경기에 이길 수 없고, 타격으론 경기에 질 수 없다.> 는 것입니다. 팀이 0점을 뽑으면 승률이 0이죠. 그래서 뺐습니다.

득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승률도 좋아지겠죠? 한번, 점수별 승률을 보시겠습니다.




이제 이 어지러운 그래프를 팀 별로 나누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기아는 4, 5, 6점을 가장 많이 냈네요. 최다점은 13점이었습니다.



2점을 냈을 때, 이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역시나 점수를 많이 낼수록 승률이 올라갑니다.




두산은 14점을 세번이나 ^^ 15점도 한번 ㅋ 왜 깡패곰 소리가 나오는지 알 만합니다.



5점 내고 반타작은 좀 아쉽겠네요 ^^;




2점을 15번이나??



2점 15번에 승률은 -_-




개인적으로 그래프 모양이 참 마음에 듭니다.



2점을 내고, 상대를 1,2점으로 한번도 못 묶었네요.




다득점을 내는데는 다소 부족한 모양입니다.



평균점 부근에서 반타작은 좀 아쉽죠 ^^




8,9점 많이 내는 건 좋지만, 3,4점이 더 많아선 별로겠죠?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못냈던 현상의 반영인지도...



4점이나 내고도 승률이 -_-




5, 7, 9 올록볼록



하고 싶은 말이 있긴 한데, 19禁이라 -_-




3점, 5점을 좋아했네요.



그렇죠, 이렇게 나가는 게 이상적이죠.


얘네들을 다 더하면 이렇습니다.



승률은 이렇게 나타나구요.



제가 6+를 기준으로 정한 이유가 나타납니다. 6점 이상을 내면, 거의 이긴 거죠. 물론 11점을 내고도 진 경기도 있습니다. LG가 그 주인공인데 어떤 경기일지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

한번 표로 보시죠.




여기서 제가 주목했던 건, 바로 6득점 이상을 냈을 때 승률 차이입니다.



팀 순위 상위 네 개팀과 하위 네 개 팀이 나뉩니다. 타선이 6점도 더 뽑아줬는데, 승리를 못 챙긴 건, 결국 투수진의 책임이라고 해도 되는 걸까요?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만 ^^;


자, 이런 결과를 토대로 하면, 득점당 평균 승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2득점에 머물던 팀이 3점째를 올리면, 승리할 확률이 무려 23.7%나 증가합니다. 2-0에서 2-1이 되느냐 3-0이 되느냐 하는 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던 하일성 위원의 말씀이 정말 그럴 듯한 이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점에서 7점째를 얻을 때에도 거의 20%가 증가하죠. 그게 제가 6+를 묶은 까닭입니다. 9점과 11점에서 오히려 승리 기대 확률이 줄어드는 건, 표본이 적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서 확인 가능한 사실 하나 더, 위에서 6득점이나 했는데 좀더 적은 승률을 챙긴 팀은 투수진의 잘못이 아닐까, 하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물론 난타전은 양팀 모두 득점을 많이 올리니까 이상한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우리 팀이 점수를 많이 뽑을 때 투수들이 지켜줘야죠. 이 점에 대해 타자 중심으로 한번 접근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공격 얘기를 했으니까, 공격으로 마무리 지어야죠.

자, 우리는 점수별 승률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점수별로 치른 경기수도 알고 있죠. 그 평균치를 내 보면, 각 팀 별로 그 경기를 더 치렀거나 덜 치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 경기수와 승률을 곱하면, 공격진이 전체 팀 성적에 기여한 바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거겠죠.

뭐, 이런 겁니다. 리그에서 4점 경기가 평균 9.4번 열렸다. (지금은 시즌 중반이라 소수점이 나오겠지만, 시즌이 끝나면 딱 떨어지겠죠.) 기아는 4점 경기가 11번이다. 그럼 공격진이 1.6번 더 4점을 기록해준 거겠죠. 4점일 때 승률은 .520이니까 1.6×.520≒0.8, 즉 4점일 때 기아는 다른 팀에 비해 공격진이 0.8경기를 더 승리로 이끌어 준 겁니다. 뭐 대충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를 팀 별로 모두 구해보면 ;




그래프로 한번 팀들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에 있으면 타선의 힘이, (-)에 있으면 투수진의 힘이 팀 전력에 좀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글쎄요,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일지도 ^^;



이상, 점수별 팀의 승률 분석이었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6점 이후 상황 또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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