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8일 8회말 롯데 공격.

정수근의 동점 2루타가 터진 가운데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조성환도 볼넷을 얻어 1사 주자 1, 2루의 찬스였다.

그렇지만 어이없이 높은 공에 방망이를 돌리며 삼진 아웃, 2루 주자 정수근도 3루 도루 실패로 이닝이 그대로 끝나 버리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대호는 3~5번째 타석에서 연속 삼진을 당했다.

요즘 이대호는 어디인지 모르게 지쳐 보인다.

다시 3루를 맡은 올해도 이대호는 .345/.435/.549를 몰아치며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17일까지만 해도 이대호의 타율(.358)은 리그에서 제일 높았다.

18일 현재 GPA(.333) 역시 김태균(.372)과 클락(.340)에 이은 리그 3위 기록이다. 김태균과 클락은 한밭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쓴다.

이렇게만 보면 3루 컨버전이 타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타석별 기록을 알아보면 경기가 진행될수록 이대호의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5번째 타석 이후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경기 중반에는 타격감을 유지했다.

수비 부담이 타격 성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대호를 대신해 1루로 나서는 선수들이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이대호가 1루로 뛴 것을 포함해도 롯데 1루수들은 .233/.358/.278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IsoP .045, 파워라는 게 전무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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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3루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원석은 유격수는 몰라도 3루수 자원이라면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본인도 3루가 편하다는 인터뷰를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정보명은 수비가 불안하다지만 이대호도 그리 안정적인 건 아니다.

게다가 3루수 이대호는 유격수 박기혁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기혁은 원래 체력이 약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요즘 롯데는 분명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해답도 그리 먼 곳이 있지 않다.

박현승, 마해영은 이미 기회를 충분히 얻었다. 이대호가 다시 1루를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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