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레드삭스 팬으로 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모순된 사실을 동시에 받아들여야 한다. 승리의 여신은 결코 우리에게 관대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번 ALCS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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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대승을 거둘 때만 해도 레드삭스 네이션은 '싹쓸이'를 떠올리며 들떠있었다. 하지만 2차전은 역전을 시키고도 연장에서 무너졌고, 3~4차전을 내리 내주며 오히려 탈락의 위기에 몰린 레드삭스.

행운의 여신은 다시 우리를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모두가 Keep the faith를 외쳤지만, 그렇다고 마냥 믿을 수만도 없던 상태. 하지만 베켓은 구세주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너무 멋지게 일러줬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펜웨이파크. 1회부터 맹폭을 퍼부은 끝에 시리즈는 다시 3:3 원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희망보다 불안이 컸던 7차전. 행운의 여신은 곧잘 그런 식으로 우리를 골리곤 했기 때문이다.

루고의 어이없는 판단 미스가 나왔을 때만 해도 다시 그 몹쓸 시험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믿음을 후회로 바꿔버리는 가혹한 형벌. 하지만 인디언스의 다급함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그리고 페드로이아는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기 바빴다.

결과는 3년만의 월드 시리즈 진출, 믿음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운명의 여신이 어떤 운명을 점 지어 놓았는지 예측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못된다. 그래서 불안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믿자. 그리고 계속해서 믿자. 그것이 레드삭스 팬으로 살아가는 숙명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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