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화끈한 타격전이 예상될 때, 미친 척하고 불펜과 수비 싸움에서 시리즈가 결판날 것 같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니까 장님 문고리 잡았다고 우기려는 중이다.) 그리고 결국 전체적인 수비력 싸움에서 콜로라도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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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콜로라도가 승리를 거둔 가장 큰 이유는 체이스 어틀리, 라이언 하워드, 지미 롤린스를 꽁꽁 묶었다는 것이다. 11타수 무안타에 삼진은 무려 8개. 특히 어틀리를 삼진을 4개로 꽁꽁 묶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 낸 선발 투수 제프 프랜시스의 투구 역시 빛났다. 하지만 불안하기만 한 1점차 리드를 이어 받아 3이닝을 무안타로 틀어막은 불펜진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할 것이다. 필리스 불펜이 못 던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로키스 투수들이 완벽했다.

2차전은 사실 필라델피아 선발 카일 헨드릭이 일찍 무너졌기에 불펜 운용이 그리 호락호락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1이닝 동안 5실점한 불펜 투수들이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차전은 확실히 투수력에서 필라델피아가 완전히 밀렸다.

그리고 완전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3차전. 콜로라도의 맷 허지스는 선발 히메네즈를 구원해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J.C. 로메로는 스스로 자처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타구가 강한 탓이었지만, 쉬프트가 걸린 상태에서 주자를 한 베이스씩 더 보낸 것은 확실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필리스는 확실히 9월 들어 상승 무드를 타며, 역사적인 지구 1위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하지만 리그에 필라델피아보다 더 한 상승세를 탄 팀이 있었다는 게 화근이었다고 해야 할까? 결국 필리스는 하필 콜로라도를 만난 게 아쉽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너무도 짜릿한 9월말을 보낸 필라델피아, 하지만 그 짜릿함의 결과는 겨우 시즌이 3경기 더 연장된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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