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했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8점차 패배를 당한 것이다. 가깝게는 지난 도하 아시안 게임에 이어 두 번째.

우리 대표팀이 중동 팀만 만나면 자꾸 이렇게 '오심 파동'에 휘말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해결책은 없는가?

기본적으로 아시아 핸드볼 연맹(AHF) 회장이 쿠웨이트 왕자인 아메드 알파하드 알사바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쿠웨이트를 세계 최강의 핸드볼 강국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그에게 우리 같은 강팀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AHF의 태도는 단호하다. AHF 부회장인 알리레자 라히미는 이번 경기와 관련해 "심판의 실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심판뿐만 아니라 한국도 실수를 저질렀다"고 잘라 말했다. 페어플레이 정신보다 중동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나 다름이 없는 발언이다.

게다가 국제 핸드볼 연맹(IHF)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IHF 회장은 이집트 출신의 하산 무스타파. 그가 IHF 회장으로 선출되는데 '오일 달러'의 영향력이 지대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이다. 결국 IHF 역시 AHF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셈이다.

물론 우리 핸드볼 관계자들 역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알사바 회장의 현재 임기는 내년에 끝난다. 우리 핸드볼 협회에서는 이에 맞춰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해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번 스포츠 외교에 실패한다면 중동권의 횡포는 더욱 심해질 위험에 노출된 것 역시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 협회가 파벌 싸움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경희대派와 한체대派 사이의 권력 다툼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중론. 우리가 언제나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바로 이 내부 분열이 꼽힐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역시 모두가 힘을 모을 때다. 지금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우리 핸드볼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침입이야 말로 내부 결속을 다지기 가장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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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근 핸드볼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카이 슛과 미들 속공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현 대표팀 선수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는 세계 8강에 충분히 꼽힐 수 있던 팀이었다. 그래서 국내 리그의 인기와는 별도로 세계 대회에서는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핸드볼은 외부에서는 '편파 판정'에 시달리고, 내부적으로는 '파벌 싸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핸드볼인들이 힘을 모아 난관을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들 역시 핸드볼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핸드볼 여자 대표팀을 소재로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잇따라 터진 '오심 파동'으로 인해 국민들 역시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운 것도 사실이다. 지금이야 말로 핸드볼이 인기를 얻을 절호의 기회,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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