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의 성적을 측정하는 데 가장 자주 쓰는 지표는 승수다. 하지만 승리란 선발 투수 역량만으로 얻을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호투를 하고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수 쌓기에 실패하는 투수들을 우리는 너무 자주 봤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발 투수 호투를 측정하려고 여러 지표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게 퀄리티스타트(이하 QS). 6이닝 3실점을 기준으로 선발 투수가 '질좋은' 투구를 펼쳤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도구다.

잠깐? 6이닝 3실점이라고? 6이닝 3실점을 평균자책점으로 환산하면 4.50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를 가지고 확실히 '질 좋은' 투구라고 하기는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그런데도 정말 6이닝 3실점을 퀄리티 스타트라 불러도 좋은 것일까?


지난 2년간 데이터는 6이닝 3실점을 기준으로 해도 충분히 '질 좋은 투구'를 펼쳤다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QS를 기록한 선발 투수들은 평균 7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승률 역시 72.6%나 된다.

반면 QS 달성에 실패했을 때는 평균 4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했고 평균자책점도 6.54나 됐다. 이러니 승률 27.1%에 머무는 것도 당연한 일. 확실히 퀼리티 스타트는 '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QS를 기록한 선발 투수들의 기록을 이닝과 자책별로 나눠보면 6이닝 3실점은 전체 경기의 6.7%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3.3%의 평균 자책점이 4.5보다 낮으니 평균 자책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발생 빈도를 살펴 보면 좀더 분명히 알 수 있다. 가장 잦은 경우는 6이닝 1실점(75회), 이 경우 평균자책점은 1.50이다. 두 번째로 많은 7이닝 1실점(72회)은 평균 자책점 0.78. 투수들이 QS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게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셈이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최고의 선발 투수는 리오스.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는 승수(14승)뿐 아니라 QS를 기록한 횟수(18)도 가장 많은 투수다. 이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리오스가 QS를 기록하고도 승수를 올리지 못한 경기가 4번 있다는 뜻도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리오스가 이번 시즌 딱히 불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KIA 윤석민은 QS를 12번이나 기록하고도 6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게다가 윤석민은 QS를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경우가 6번이나 된다. 타자들이 평균만 해줬어도 결코 13패 투수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얘기.

한번 윤석민에게 묻고 싶다. 자기가 잘 던진 날 점수를 못 낸 타자들이 더 미운지, 아니면 불펜 투수로 갑자기 자신을 기용한 감독이 더 야속한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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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ynO 2007.08.08 13:0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윤석민 안타깝내요
    올해는 정말 운이 안따라주는듯..
    기아 타자들 은근히 잘치는거 같은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하긴 그러니 꼴지겠지요;

  2. BlogIcon 야구라 2007.08.08 22: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실 야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평가 기준에서 완벽한 것은 없지만 ... 개인적으로도 승수보다는 퀄리티 스타트가 좀 더 선발투수를 평가하는데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민은 정말 아쉽습니다. 아직 젊은 투수이기에 계속된 실패는 자칫 의욕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 ...

    •  address  modify / delete 2007.08.08 22:22 신고 BlogIcon kini

      그러니까 오늘도 세이버메트리션들이 이런 저런 메트릭을 마구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겠죠 ^^;

      KIA는 서정환 감독도 문제지만 김봉근 코치가 더 문제라고 보는지라 ㅡㅡ;

      여튼 석민이 씩씩하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3. 전우빈 2007.09.09 01:3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Quality Start'의 조건을 충족시켰을경우 투수가 호투하고있을 확율이 높기는 하지만 'Quality Start'의 정의만 놓고 보자면 조금은 투수에게 관대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딱 6이닝 3실점하고 내려온경우, 4.50의 경기방어울은 리그평균보다도 높은 수치인데도 Quality Start 라는 평가가 적합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