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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K는 '스포테인먼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만수 수석코치의 '팬티 퍼포먼스'는 야구를 잘 몰랐던 일반인들에게도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팀 성적 역시 압도적인 1위다. 모든 구단이 '스포테인먼트'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느낄 정도로 '스포테인먼트'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옛 격언은 오늘에도 유효하다.

소위 '위대한' 사건을 방조했던 게 첫 번째 잘못이었다. 팬이 우선(Fan First)이라는 모토와는 달리 팬들의 눈과 귀를 너무 우습게 여긴 게 문제가 됐다. 결국 위대한은 임의탈퇴 과정을 거쳐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얼마 전 대구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코치들이 덕아웃에 앉아 문제가 됐다. 분명 우리 야구 규정에는 최대 6명의 코치만 1군에 등록되도록 명시돼 있다. 제 아무리 일본인 코치의 특수성을 인정한다 해도 분명 규정 위반은 규정 위반이다.

토요일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자신의 이름 대신 '팬사랑'이라는 세 글자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또 빈볼이었다.

사실 SK는 유독 빈볼과 인연이 깊은 구단이다. 작년 호세와 빈볼 시비를 겪었던 것도 이 팀의 신승현이었다. 토요일 퇴장 조치를 당한 김원형 역시 작년에 수원 구장에서 현대 정성훈과 충돌 직전까지 갔던 전례가 있다.

물론 이런 일이 고의적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당연히 실수였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몸에 맞는 공이 나온 시점이 너무 좋지 못했다. 단순한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진대도 뭐라 하기 어려운 타이밍이었다.

'팬이 우선'이라는 모토에서 팬이 가리키는 대상은 당연히 SK 팬들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정도가 너무 지나치게 보일 때가 많다.

우천시 외야 팬들에게 내야를 개방했던 일은 확실히 구단이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부 SK 팬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인해 구단에서 위와 같은 방침을 철회한 일이 있었다. 대우 받는 팬들이 오히려 야구 전체의 문화를 흐린 것이다.

문학 구장에서만 이런 꼴불견이 적발되는 건 아니다. 원정 구장에서도 홈 팀 팬과 동등한 응원권을 요구하는 행태 역시 아직 우리 응원 문화로는 받아들이기 벅찬 일이다. 일부에 해당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좋은 취지가 어긋난 특권으로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어쩌면 최초로 '스포테인먼트‘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SK는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초의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면 다른 구단으로부터 호응을 얻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SK의 이 시도가 훌륭한 선례로 남아주길 간절히 희망한다는 이야기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팀 성적 역시 아주 뛰어나다. 이때 '여유'라는 낱말을 떠올릴 수 있어야 진정한 '스포테인먼트'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팬사랑'은 선수들의 등 뒤에 적힌 이름이 아니라, 바로 이런 사소한 배려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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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ynO 2007.07.08 12: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롯데 팬으로써 신승현은 정말 저주 합니다.
    야구 선수가 배트들고 설치는건 정말 아니라고 보는데...

  2. 펜타토닉 2007.07.08 13: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더욱더 걱정되는 것은 SK가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성적과 관계없이 이런 구설수에 계속 올라서
    기업 이미지에 좋지않다고 구단 고위층이 판단한다면
    언제 야구판에서 내뺄지 모르는 기업이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시즌내내 이런 논란이 지속된다면 성근감독의 유임마저도 힘들어보이고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07.07.09 00:42 신고 BlogIcon kini

      그런데 SK 팬들은 '잘 나가니까 배아프냐?'
      이렇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많은 이들이 문제라고 하면
      확실히 문제는 문제인 것일 텐데요...

  3. BlogIcon 김민우 2007.07.10 08: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문제 되었던 글이 이글인가 보네요... 저는 이전에 본 글인데 어제 저녁에 이것땜에 난리가 났었나보군요...

    키니님 힘내세요... 본인이 옮기지 않은 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사과를...ㅠㅠ 리틀윙님도 그렇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옮기셨겠죠...

    저도 그래서 블로그의 글을 왠만하면 커뮤니티에 옮기는 않으려고 합니다... 키니님의 파워랭킹을 퍼가지 않는 이유도 키니님과 같은 이유 그리고 어제와 같은 일이 생길까봐 그렇구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07.07.11 01:01 신고 BlogIcon kini

      파울볼에서 '트러블 메이커'로 워낙 낙인이 찍힌 게 문제였죠.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비판 = '공격'이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비굴해지는 싫었는데 말입니다 ㅠㅠ

  4. BlogIcon 짠이아빠 2008.10.28 18:1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글쎄요.. 저는 SKT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팔이 안으로 굽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때 스포테인먼트와 빈볼 혹은 규정 위반 문제는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포테인먼트가 빗나간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죠. ^^ 맨 앞에 쓰신 것처럼 스포테인먼트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워낙 견제를 많이 받는 팀이기에 피해의식이 선수들에게 있는 것도 문제이고 그것을 경기 중 폭발하는 것이 문제겠죠.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어느 구장에나 홈구장 어드벤티지는 존재하죠.. ^^

    댓글이 길어지내요.. 짧게 결론은 스포테인먼트와 문제로 지적하신 부분은 제가 생각할 때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스포테인먼트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다 글을 발견해 읽고 댓글 달게 되었네요.. ^^ )

    •  address  modify / delete 2008.11.03 09:51 신고 BlogIcon kini

      이게 벌써 1년 석 달 전에 씌어진 글이라 지금이랑 상황이 많이 달라진 측면이 있습니다. 작년의 시행착오에 비하면 올해는 확실히 상황이 나아졌죠.

      그리고 제가 전달하려던 의도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은데
      1. 스포테인먼트에서는 선수의 책임도 크다
      2. 관중들도 스포테인먼트와 '일탈'을 구분해야 한다
      이 정도가 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