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류현진이 너무 잘 나가서, 팬으로서 참 미안한 선수가 장원삼이다. 8월 5일 현재, 123.3이닝을 던져 방어율 2.75, 9승 5패의 신인으로선 확실히 인상적인 성적이지만 류현진의 벽을 넘기는 버거워보이기 때문이다. 9 이닝당 탈삼진은 6.86개로 평균 이상의 탈삼진 능력을 보이지만, 장원삼을 파워피쳐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뛰어난 수 싸움과 완급 조절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투구를 펼친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한번 장원삼의 투구폼을 천천히 뜯어보기로 하자.

스트라이드가 완료되어 가는 시점의 Flex T 자세를 보면 양 팔이 거의 대칭을 이루고 있어 안정적인 회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머리 역시 지면과 거의 평행한 모습이다. 전체적이 중심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장원삼의 폼을 보면 상당히 '예쁘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사진에서 이런 특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스트라이드 이후 상체가 앞으로 전진해 가는 모습이다. 이 그림에서 ⓐ는 아래 선분의 전체 길이를 ⓑ는 무게 중심에서 뒷발까지의 거리를 나타낸다. 여기서 ⓑ/ⓐ 비율을 구해보면 상체를 어느 정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위 사진에서 이 비율은 약 73.9% 정도다. 일반적으로 상체 전진이 뛰어난 투수들의 경우 70% 이상의 비율이 관찰된다. 그리 빠르지 않지만 위협적인 속구, 그리고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하나 발견된다.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머리가 한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관찰되는 것이다. 머리는 우리 몸에서 가장 무거운 신체부위다. 따라서 머리가 어느 방향으로 기우는가 하는 점은 전체적인 무게 중심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장원삼이 자신의 장점을 좀더 살리기 위해서는 투구 과정에 있어 머리의 위치에 좀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릴리스 포인트를 포착한 사진이다. 뒷발의 끌림선은 상체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끌고 온 피드백을 나타낸다. 스트라이드 폭의 22%를 상회하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글러브를 끼운 팔 역시 벽을 만들며 왼팔의 회전에 가속도를 붙여준다. 흔히 얘기하는 대로 어깨가 먼저 열리는 나쁜 버릇이 없다는 얘기다. 자신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던지는 걸로 보이는데, 상박과 팔목이 이루고 있는 각도 역시 훌륭한 모습이다.

실제로 장원삼과 만나서 이야기 해 보면, 굉장히 겸손하고 순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승리를 향한 자신의 의지를 숨기지 않는 당찬 느낌도 든다. 말하자면 부드러운 자신감이다. 그리고 이런 그의 성격이 투구폼에서도 드러난다고 믿는다. 언제든 김동수 선배의 뛰어난 리드를 성공의 제 1 요인으로 돌릴 줄 아는 미덕을 지닌 장원삼, 아직 늦지 않았으니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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