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팅 300m 남자 계주 결선에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대만 대표 황위린(黃玉霖·왼쪽)과 한국 대표 정철원. 항저우=AP 뉴시스

한국 롤러스케이팅 스피드 남자 대표팀이 다 잡았던 병역 면제 티켓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한국은 2일 중국 항저우 첸탕(錢塘) 롤러스포츠센터에서 대만 이란 인도 태국과 함께 대회 3000m 남자 계주 결선 경주를 치렀습니다.

 

마지막 코너를 돌 때만 해도 한국 대표 정철원(27·안동시청)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정철원을 결승선을 향해 들어오면서 '이제 됐다'는 듯 두 주먹을 머리 위로 뻗는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결승선 통과를 앞두고 세리머니 중인 정철원(오른쪽). KBS1 중계화면 캡처

정철원과 함께 경주에 나선 최인호(22·논산시청), 최광호(30·대구시청) 역시 태극기를 들고 나와 우승을 자축하려던 그 순간.

 

전광판에 최종 결과가 떴습니다. 한국은 4분5초702로 대만(4분5초692)에 0.010초 뒤진 2위였습니다.

 

정철원이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황위린(黃玉霖·28)이 왼발을 들이밀면서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던 겁니다.

 

한국 대표팀도 영상을 확인한 뒤에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팅 3000m 남자 계주 결승선 통과 장면. KBS1 중계화면 캡처

정철원은 전날 열린 1000m 스프린트에서도 1분29초499에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최광호(1분29초497)에게 0.002초가 뒤지는 바람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활짝 웃으면서 시상대 위에 섰지만 계주가 끝난 뒤에는 울먹이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 나갔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야 취재진과 만난 정철원은 "내 실수가 너무 크다. 방심했다"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계주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정철원은 물론 최인호가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리스트만 받을 수 있는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됐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팅 여자 1만m에서 우승한 우효숙(앞). 동아일보DB

롤러스케이팅은 2010년 광저우(廣州) 대회 때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됐습니다.

 

2014년 인천 대회 때 정식종목에서 빠졌다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다시 부활했습니다.

 

이번 항저우 대회 롤러스케이팅에는 금메달 10개가 걸려 있습니다.

 

정병희(24·충북체육회·EP 1만m)와 최광호가 이미 금메달을 딴 한국은 남자 계주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노렸지만 세리머니 한 번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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