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네이어의 표현대로,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일이다. 결국 디트로이트가 대형 사건을 터뜨리며 ALCS에 진출하게 됐다. 골수 디트로이트 팬이라고 해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야구에 미친 이 애송이들은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1차전을 제외하자면, 디트로이트의 젊은 투지 앞에 양키스 타선은 너무도 늙어보였다. A-Rod는 다시 한번 '희생양'이 되어야만 할 것 같고 쉐필드 역시 책임을 면키 여려워 보인다. 70살까지는 양키스 감독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조 토레 역시 아마도 물러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토레의 후임으로는 루 피넬라가 언급되고 있다.


디트로이트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단연 강력한 투수진의 힘이었다. 선발 투수의 경우 1차전 로버트 네이트슨(5.2이닝 7실점)이 좀 아쉬웠을 뿐, 벌렌더(5.1이닝 3실점), 로저스(7.2이닝 무실점), 본더만(8.1이닝 1실점)까지 모두가 자기 몫을 해줬다고 보는 편이 옳다. 특히 3, 4차전의 두 선발 투수는 말 그대로 경기의 영웅이었다.

불펜 역시 이 팀이 이번 시즌 95승을 올린 팀이라는 사실을 멋지게 증명했다. 물론 플레이오프用 스피드건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시속 103마일 짜리 공을 뿌린 주마야는 분명 디트로이트 불펜의 핵이었다. 토드 존스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짐 리랜드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결국 리그 최소 실점 팀답게 상대의 공격을 완전히 봉쇄해 승리를 거뒀다는 뜻이다.

이번 시리즈 패배로 인해 양키스는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 같다. 시즌 종료에 즈음에 흘러 나왔던 A-Rod 트레이드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울러 미일 선발 투수 가운데 최고의 FA로 손꼽히는 배리 지토와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모두 양키스에서 영입할 확률 역시 높아졌다고 본다. 플레이오프에서 믿고 내세울 만한 선발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처절하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시리즈를 전망하면서 디트로이트의 젊은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야구를 즐긴다면 기적적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표현을 했었다. 젊은 선수들도 젊은 선수들이지만 주전 포수 퍼지를 비롯해 3차전 선발 케니 로저스, 그리고 4차전 선제 홈런의 주인공 매글리오 오도네스 등 베테랑급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이끌어 준 것이 주요했다. 이제 이들은 챔피언십을 놓고 오클랜드와 한판 멋진 승부를 벌이게 됐다.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야구 경기가 벌어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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