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1년 1월 2일 안방 경기 도중 카이리 어빙,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랜트.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로스앤젤레스(LA) 클리퍼스를 불러 들여 치른 2021년 1월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프로농구(NBA) 안방 경기.

 

브루클린은 카이리 어빙(30)이 39점, 케빈 듀랜트(34)가 28점, 제임스 하든(33)이 23점으로 총 90점을 합작하면서 124-120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든은 이날 리바운드 12개, 어시스트 14개를 기록하면서, 휴스턴에서 건너온 뒤, 세 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까지 남겼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빙-듀랜트-하든 삼각편대가 적어도 동부 콘퍼런스를 제패할 거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브루클린은 그해 4월 27일 리그에서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다만 최종 성적(48승 24패)에서는 필라델피아(49승 23패)에 밀리면서 2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했습니다.

 

제임스 하든(왼쪽)과 야니스 아데토쿤보.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1라운드에서 보스턴을 4승 1패로 제압한 브루클린은 밀워키와 2라운드 경기를 치렀습니다.

 

문제는 1차전을 시작하마자 정규시즌 막바지 하든을 괴롭혔던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했다는 것.

 

브루클린은 하든이 빠진 상태에서도 어빙과 듀랜트가 활약하며 1, 2차전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3, 4차전을 연달아 내준 데 이어 어빙마저 착지 과정에서 야니스 아데토쿤보(28)의 오른발을 밟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브루클린은 몸이 아직 성치 않은 하든을 코트로 불러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부는 결국 7차전까지 이어졌고 연장 접전 끝에 111-115로 패하면서 하든의 첫 우승 꿈도 그렇게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OKC) 시절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케빈 듀랜트(왼쪽)와 제임스 하든.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2021~2022 시즌은 어빙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소식과 함께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어빙 없이 시즌 개막을 맞이한 브루클린은 하든을 비롯해 선수 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어빙을 복귀시키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구단에서 어빙을 복귀시키겠다고 발표한 뒤 반나절 만에 어빙도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점.

 

어빙은 결국 올해 1월 5일이 되어서야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블루클린은 24승 12패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듀랜트와 하든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가파르게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브루클린은 8일까지 9연패에 빠지면서 29승 25패(8위)로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승 반지 없이 해체를 맞게 된 카이리 어빙-케빈 듀랜트-제임스 하든(왼쪽부터) 트리오.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그러자 브루클린은 결국 이 삼각편대를 해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인 10일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 등은 브루클린이 하든을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게 하든-듀랜트-어빙 트리오는 16경기에서 364분 동안 손발을 맞춘 뒤 해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폴 밀샙(37)도 브루클린에서 필라델피아로 건너갑니다.

 

필라델피아는 대신 구단과 반 년 넘게 싸우고 있는 벤 시먼스(26)를 브루클린으로 보냅니다.

 

세스 커리(32), 앤드리 드러먼드(29) 그리고 2022~2023, 2027~2028 시즌 1라운드 지명권도 필라델피아에서 브루클린으로 건너갑니다.

 

벤 시몬스(왼쪽)의 수비를 뚫고 있는 제임스 하든. 필라델피아=로이터 뉴스1

2009~2010시즌 오클라호마시티(OKC) 유니폼을 입고 NBA에 데뷔한 하든은 휴스턴 소속이던 2017~2018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습니다.

 

또 2017~2018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슈팅 가드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승 반지는커녕 OKC 시절인 2011~2012 시즌 이후로는 챔피언결정전 무대조차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동부 최고 센터로 평가받는 조엘 엠비드(28)가 이끄는 팀입니다.

 

엠비드는 과연 하든에게 개인 첫 우승 반지를 선물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팀 간판' 타이틀을 잃어버린 슈퍼스타가 그랬던 것처럼 하든도 반지를 찾아 떠도는 저니맨이 되고 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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