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오늘은 슬픈 날입니까? 아니면 행복한 날입니까?"


2013년 3월 4일(현지시간) 저는 스페인 프리메리라가 소속 FC바르셀로나가 안방 구장으로 쓰는 '캄노우(Camp Nou·사진)'에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FC바르셀로나는 카타르항공과 연간 4500만 달러(당시 약 637억 원) 규모로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FC바르셀로나가 유니폼 가슴에 카타르항공 로고를 박는 조건이었습니다. FC바르셀로나가 유니폼에 상업 광고를 부착한 건 114년 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한 기자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저렇게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산드로 로셀 FC바르셀로나 회장은 "오늘은 팀 역사상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오늘을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사람일 뿐입니다"하고 답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FC바르셀로나는 '협동조합' 형태로 조합원 가입 경력 1년이 넘으면 이사회에 참석해 구단 정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로셀 회장이 민주주의 원칙을 이야기한 건 "이사 90% 이상이 계약에 찬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FC바르셀로나 경영진은 내년 여름 조합원(소시·soci) 총회에서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유니폼이 아니라 구장이 투표 대상입니다. 1957년 완공 이후 61년 동안 '캄노우'라고 부르던 안방 구장 이름을 바꾸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어떤 이름으로 바뀔지 알 수 없습니다. 아직 구장 명명권(Naming Right)을 특정 기업에서 사가기 전이니까요.


ESPN을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FC바르셀로나는 미국 및 아시아 소재 회사와 명명권 협상을 벌였으며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FC바르셀로나는 20년간 명명권을 파는 대가로 약 3억 유로(약 4000억 원)를 투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처음 이런 계획을 세웠을 때는 2억 유로 정도를 기대했는데 3년 사이에 1억 유로가 올랐습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명명권을 판다고 해서 캄노우라는 이름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ESPN은 "소시 총회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키면 스폰서 이름이 캄노우 뒤에 붙게 된다"며 "구장 이름에 성(姓·surname)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캄노우 스포투기스' 같은 형태가 되는 겁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명명권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 건 구장 리모델링 때문입니다. FC바르셀로나는 올해 초 약 6억 유로(약 8000억 원)를 들여 2021~22 시즌 개막 전까지 캄노우를 증축·보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9만9354명인 관중석을 10만5000명 규모로 늘리고 관중석에 지붕을 씌우는 게 기본 뼈대입니다. 만약 이 계획대로 진행하면 캄노우는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북한 능라도 5·1 경기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관중석이 많은 축구장이 됩니다.  


20년간 3억 유로, 그러니까 1년에 1500만 유로(약 200억 원) 정도를 받고 구장 이름을 파는 건 현재 시장에서 비싸다고 하기 힘든 금액입니다. 투자 자문회사 '더프 앤드 펠프스'는 21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안방 구장('올드 트래퍼') 명명권을 팔면 연간 2600만 파운드(약 383억 원)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FC바르셀로나가 '맨유'보다 시장 가치가 52.2%(200억 원 ÷ 383억 원)나 적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 어쩐지 캄노우가 중국식 성을 갖게 될 것 같다는 건 저만의 느낌적인 느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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