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역시 소문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30·사진)이 다시 터키 리그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페네르바흐체가 아니라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습니다. 엑자시바시는 19일(현지 시간) 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김연경 영입 소식을 알렸습니다.

 

(사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터키어 'Eczacıbaşı'는 '에즈자즈바시으'라고 쓰는 게 맞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면 저 팀을 알고 있던 배구 팬들도 다 '그 팀이 어디야?' 모드가 되고 말 겁니다.) 

 

한국을 직접 방문해 김연경과 계약하는 데 성공한 엑자시바시 날란 우랄 단장은 "세계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연경은 터키에서도 오랫동안(4년) 활약하면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우리 팀에서도 아주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사인 인스포코리아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년입니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비공개지만 김연경이 터키 아로마 리그에 처음 발을 내딛었떤 2011~2012 시즌 이후 최고액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엑자시바시는 지난 시즌에도 300만 달러(약 32억 원)를 제시하며 김연경을 영입하려 했지만 결국 상하이(上海)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인스포코리아 관계자는 "엑자시바시에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을 제시했지만 계약 직전 상하이에서 엑자시바시보다 훨씬 큰 금액을 불렀다. 그럼에도 김연경이 터키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돈보다) 명예와 도전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두 시즌 계약을 제시한 것도 엑자시바시로 마음을 굳힌 이유 가운데 하나다. 최근 세 시즌 동안 매년 협상을 벌이느라 선수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엑자시바시에서 김연경에 목을 맨 이유는 역시 '우승 청부사'가 필요했기 때문. 김연경은 흥국생명(한국), JT(일본), 페네르바흐체(터키)를 모두 리그 정상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중국 상하이에 우승컵을 안기지는 못했지만 6위였던 정규리그 성적을 1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엑자시바시는 터키 리그 최다(17회) 우승에 빛나는 팀이지만 2011~2012 시즌 이후에는 우승을 맛보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21승 1패로 정규리그 챔피언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바키프방크에 2승 3패(누적 세트스코어 5-10)로 패했습니다. (네,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클럽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2015, 2016년 2년 연속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건 맞습니다.)

 

김연경이 합류하면서 엑자시바시도 '삼각 편대'를 확실히 꾸릴 수 있게 됐습니다. 엑자시바시에는 이미 조던 라슨(32·미국·레프트)티야나 보스코비치(21·세르비아·라이트)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날개 공격수가 포진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또 페네르바흐체에서 김연경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세터 에즈기 딜릭(23) 역시 현재 엑자시바시에서 뛰고 있습니다. 터키 국가대표 세터 감제 알리카야(25)도 다음 시즌부터 엑자시바시에 합류합니다. 레이철 애덤스(28·미국)가 지키는 중원도 굳건합니다.  

 

김연경은 "아직은 몸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한 번 더 큰 리그에서 뛰고 싶었다"며 "현재 해외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 배구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좋은 리그에서 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엑자시바시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왔다. 이미 좋은 팀이며 내게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면서 "(엑자시바시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 로테이션을 활용한 컨디션 조절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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