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수가 대단한 활약을 선보이면 스포츠 매체에서 '하느님, 부처님, ○○님'처럼 표현하는 걸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 입단했을 때 이 팀 팬들이 원래 쓰던'하느님 부처님 바스님'이라는 표현을 '하느님 돌부처님 바스님'이라고 바꿀 수 있도록 활약하기를 바란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이 표현 원조는 바로 '하느님, 부처님, 이나오님(神さま, 佛さま, 稲尾様)'입니다. 여기서 이나오님은 니시테쓰(西鐵·현 세이부)에서 뛰던 이나오 가즈히사(稲尾和久·1937~2007·사진)를 가리킵니다. 이나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4년 동안 뛰면서 276승(137패), 2547 삼진, 평규자책점 1.98을 기록한 명투수였습니다.

이 표현이 처음 나오게 된 건 1958년 10월 17일 안방이던 헤이와다이(平和臺)구장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5차전이었습니다. 이나오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구원 등판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이것만 해도 이미 대단한 일이지만 하느님, 부처님을 찾을 수준은 아니었던 게 사실. 이나오는 10회말에는 타자로 나와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4-3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러자 감격한 한 팬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저렇게 외쳤던 것. 

이나오는 요미우리(讀賣)와 맞붙은 이해 일본시리즈 때 1차전3차전에서는 패전을 기록했지만 4차전에서 완투승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구원승을 거뒀습니다. 계속해 6차전에서는 완봉승을 따냈고, 그해 오늘(10월 21일) 열린 7차전 때도 1실점 완투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해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물론 그가 차지했습니다. 

한국 야구팬은 곧잘 '○○시리즈' 4승이 롯데 최동원(1958~2011) 혼자뿐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겁니다. 난카이(南海·5현 후쿠오카)에서 뛰던 언더핸드 투수 스기우라 타다시(杉浦忠·1935~2001)이듬해 일본시리즈 때 역시 요미우리를 상대로 아예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전부 승리를 따내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예전에는 뭔가 '에이스'라는 낱말이 풍기는 무게감이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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