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지만 타석에서 무시 못할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매디슨 범가너(28·샌프란시스코). 범가너는 2015년 홈런 5개를 때렸으며 올해도 현재까지 담장 바깥으로 타구를 두 번 날렸습니다.


"리그 평균 타율이 .230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타격왕 기록이 .301이다. 만약 타격에만 전념하는 포지션을 만든다면 분명 이 엄청난 투고타저를 끝낼 수 있을 거다. 그래야 장사도 더 잘 된다." "아니다. 투수가 타격 부담이 사라지면 구위가 더 좋아져 오히려 타격 기록이 내려갈 거다." 


메이저리그 양대리그는 1973년 지명타자(당시에는 지명대타) 제도 도입을 두고 이렇게 맞섰습니다. 결국 아메리칸리그 소속 12개 팀만 이 제도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전자에 가까웠습니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가 OPS(출루율+장타력)가 꾸준히 더 높았으니까요. OPS는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그런데 올해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에 따르면 30일 경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 평균 OPS는 .735로 내셔널리그(.739)보다 낮습니다. 아메리칸리그가 OPS에서 내셔널리그에 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외라면 아직 지명타자 제도 도입 초기이던 1976년 두 리그가 나란히 OPS 0.681로 시즌을 마쳤던 것뿐입니다. (정확하게는 내셔널리그가 .6812로 .6809를 기록한 아메리칸리그에 앞섰습니다.)


▌내셔널리그(National League) vs 아메리칸리그(American League) 연도별 OPS

※2017년은 30일 현재


이런 일이 생긴 제일 큰 이유는 올해 아메리칸리그가 투수력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팀이 서로 맞붙는 인터리그 성적을 보면 아메리칸리그 소속 타자들은 내셔널리그 투수를 상대로 OPS .770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내셔널리그 타자들은 아메리칸리그 투수를 상대로 OPS .719에 그쳤습니다. 당연히 승패 기록에서도 54승 39패(승률 .581)로 아메리칸리그가 앞서 있습니다. 


인터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가 앞선 게 올해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1997년 인터리그를 도입한 후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아메리칸리그 팀은 2730승을 거두는 동안 2434번을 패해 승률 .528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지명타자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퍼시픽리그가 교류전에서 통산 925승 54무 821패(승률 .530)로 앞서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리그 평균 OPS에서 내셔널리그가 역전한 걸 100%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가 투수력이 더 좋은 게 좋은 투수를 많이 긁어 모은 결과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25인 로스터 기준으로 아메리칸리그 팀 투수 연봉은 평균 337만8627 달러(약 37억7900만 원)로 402만1427달러(약 45억 원)를 받는 내셔널리그보다 적습니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여전히 퍼시픽리그가 OPS .710으로 센트럴리그(.683)에 앞서 있습니다.


그래도 지명타자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이 맞붙었을 때 있는 쪽이 더 강하다는 사실만큼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한 뒤 계속 그랬습니다. 과연 내셔널리그와 센트럴리그는 언제까지 지명타자 없이 버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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