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녀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재영(21·흥국생명)과 문성민(31·현대캐피탈).


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는 남자 경기가 인기가 더 좋습니다. 프로배구도 남자부 TV 시청률이 더 잘 나옵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밝힌 가장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15~2016 시즌 남자부 평균 시청률은 1.07%로 여자부(0.70%)보다 52.9% 더 높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배구 팬 가운데는 유독 여자 경기를 더 좋아하시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배구 여제' 김연경(29·페네르바흐체)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남자 배구 선수 중에서는 저 정도로 '월드클래스'인 선수가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대표팀 실력도 여자 팀(세계랭킹 10위)이 남자 팀(22위)보다 더 좋습니다.


그러면 남녀 배구는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요? 어떤 특징이 '여자 배구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요?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정규리그 기록을 가지고 알아보죠.


먼저 서브. 이제는 남자부 서브 리시브 성공률도 50% 밑으로 내려왔지만 여자부는 더합니다. 프로배구 열 세 시즌 동안 여자부 서브 리시브 성공률이 50% 이상이었던 건 세 시즌(23.1%)뿐이었습니다. 확실히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상대 서브를 잘 못 받습니다.


그게 서브가 세기 때문은 아닙니다. 전체 서브 중에 득점(에이스)이 차지하는 비율(서브 에이스율)을 보면 남자부와 여자부가 0.3%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여자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서브를 넣는다고 보기는 힘든 대목입니다. 


서브 득점이나 서브 범실로 끝난 '의사(疑似·pseudo) 랠리' 비율을 봐도 여자부 서브가 (상대적으로) 더 세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서브 에이스가 더 적은 남자 선수들이 이 비율이 높다는 건 서브를 강하게 넣으려다 범실을 많이 저질렀다는 반증일 겁니다. 여자부는 '조공 서브'가 더 많았는데도 잘 못 받았습니다.


서브를 받은 다음에는 어떨까요? 남자 선수 쪽이 공격 성공률이 높습니다. 올 시즌 남자부 공격 성공률(51.7%)은 프로배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여자부 올 시즌 기록(37.2%)은 역대 여섯 번째로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통산 공격 성공률은 남자부 49.4%, 여자부 36.9%였습니다.


공격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건 1점을 낼 때 더 여러번 공격해야 한다는 뜻. 남자 선수들이 랠리(의사 랠리 제외)당 평균 1.46번 공격할 때 여자 선수들은 2.00번 공격합니다. 전체적으로 여자부가 랠리 두 번에 한 번 꼴로 공격을 한 번 더 하는 셈입니다.


배구에서는 상대 득점을 막아내는 수비를 '디그'라고 부릅니다. 득점이 한번에 나지 않았으니 당연히 여자부 쪽이 디그도 더 많습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공격이 블로킹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도 디그가 많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세트당 디그는 여자부가 22.5개로 남자부가 8.9개보다 2.5배 이상 많습니다. 


여자 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 써써 그런데 이상을 종합하면 여자부 경기는 선수들이 공을 많이 만집니다. 남자부 경기는 랠리 한 번에 5.3번 터치입니다.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성공 이러면 4번이라는 걸 감안하면 거의 한 타이밍에 랠리가 끝나는 셈이죠.   


반면 여자부는 랠리당 디그가 평균 한 번 이상이고, 그게 공격까지 이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경기가 더 끈끈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남자부는 서브권을 가진 팀이 득점에 성공할 확률이 30.7%였는데 여자부는 38.7%로 30% 가까이 높으니까 그만큼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도 높습니다.


요컨대 (너무 뻔한 결론이지만) 남자 경기가 더 박진감이 있다면 여자 경기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거죠. 그 매력에 여자 배구가 더 좋다는 분도 계실 테고 말입니다. 물론 그래도 저는 남녀 경기 가운데 하나만 봐야 한다면 남자 경기를 선택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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