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황재균(29·롯데)이 내년 시즌에 과연 메이저리그 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될까요?


이미 태평양을 건넌 황재균은 11월 한 달 동안 미국 플로리다에서 몸을 만들 계획입니다. 본인은 '휴식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에게 '어필'하려는 목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한 팀도 입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황재균 본인으로서는 수모라면 수모를 경험한 셈.


많은 이들이 지난해 포스팅 실패 이유로 제일 많이 언급한 건 준비가 너무 늦었다는 것. 롯데 내부에서도 손아섭(28)이 먼저 기회를 얻은 뒤에야 황재균이 기회를 얻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황재균이 프로야구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여전히 인터켓 포털 사이트 연관 검색어에 홈런 같은 기록보다 스캔들이 났던 김세희 SBS스포츠 아나운서 이름이 먼저 뜰 정도니까요. 그러니 미국에서는 그저 '빠던(배트 던지기)' 잘하는 선수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럼 올해는 다를까요? 일단 신분이 달라졌기 때문에 빅 리그 진출 가능성이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황재균은 올 시즌이 끝나면 마음대로 해외 리그 진출이 가능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이런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포스팅을 거쳐야 했습니다. 포스팅 제도로 한국이나 미국 선수를 영입하려는 메이저리그 팀은 선수 연봉 말고도 이적료도 지불해야 합니다. 


일단 메이저리그 쪽 반응도 지난해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일단 삼진을 당한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게 제일 큰 이유. 지난해에는 전체 타석 중 20.5%가 삼진으로 끝났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11.8%로 줄었습니다. 숫자로 따지면 지난해는 122개였지만 올해는 66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홈런은 지난해 26개에서 올해 27개로 늘었습니다.


후반기 성적도 달라졌습니다. 지난해에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 후유증'에 제대로 시달렸습니다. 전반기에는 타율 .306, 22홈런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에는 타율 .267, 홈런 4개가 전부였습니다. 올해는 거의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 후반기 타율(.338)이 전반기(.333)보다 높습니다. 홈런은 전반기 68경기에서 16개, 후반기 59경기에서 11개를 기록했습니다.


한 메이저리그 팀 스카우트는 "황재균이 빠른 공을 때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재균은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으로 던진 공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송구 능력도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주루 플레이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메이저리그 3루수 FA 시장에 '대어'가 없다는 점도 황재균에게는 유리한 점입니다. FA 시장에 풀린 3루수 중에서 올 시즌 안타를 100개 이상 때려낸 건 저스틴 터너(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154개), 마크 레이놀즈(33·콜로라도·111개) 둘 뿐입니다. 터너는 올 시즌 510만 달러, 레이놀즈는 260만 달러를 연봉으로 받았습니다.


이제 에이전트도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간. 현재 에이시스(ACES)가 황재균 에이전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팀 동료 린드블럼(29)이 몸담고 있는 회사도 바로 에이시스. 어쩌면 린드블럼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도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메이저리그 광고주도 그가 얼마나 친(親)광고적인 선수인지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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