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가 71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됐습니다. 컵스는 22일(이하 현지 시간) 안방 리글리필드(사진)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4선승제) 6차전에서 로스엔젤레스(LA) 다저스를 5-0으로 꺾었습니다. 이로써 컵스는 4승 2패를 기록하며 1945년 이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됐습니다.



• 1914년 문을 연 리글리필드는 이태 전 개장한 보스턴 펜웨이파크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래 된 구장입니다.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1908년이 마지막. 그러니까 컵스는 이 구장을 쓰는 동안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적이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된 구장 다섯 곳
구장  사용 팀  수용 인원  개장 연도
 펜웨이파크  보스턴  3만7949  1912
 리글리필드  시카고 컵스  4만1268  1914
 다저스타디옴  LA 다저스  5만6000  1962
 에인절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  LA 에인절스  4만5483  1966
 오클랜드 콜로세움  오클랜드  3만5067


물론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올해 이전에 역순으로 1945, 1938, 1935, 1932, 1929년까지 총 다섯 번 월드시리즈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지구(division) 제도를 도입한 건 1969년. 그 전에는 포스트시즌 경기라고 해야 월드시리즈 딱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컵스가 이 구장을 쓰면서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긴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이날 승리로 컵스는 '염소의 저주'도 물리치게 됐습니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10월 6일 이 구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을 찾았던 관중 빌리 시아니스 씨가 퇴장 명령을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그는 구장에 염소를 데려왔는데 주변에서 악취가 난다고 불평이었고 결국 경기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시아니스 시는 이때 "영원히 다시는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 경기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원래 '밤비노의 저주'가 염소의 저주만큼 유명했습니다. 밤비노(bambino)는 이탈리아어로 '남자 아기'라는 뜻.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가 바로 여기서 말하는 밤비노입니다. 보스턴은 1918년 이후 2004년까지 86년 동안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지 못했었습니다. 그게 1920년에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기 때문이라는 게 바로 밤비노의 저주입니다.


보스턴 단장으로 이 저주를 깨뜨린 게 현재 컵스 사장을 맡고 있는 테오 엡스타인(43)입니다. 컵스하고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클리블랜드 지휘봉을 잡고 있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57)이 당시 보스턴 감독석에 앉아 있었고 말입니다. 올해 월드시리즈 승부에 따라 누가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 데 더 공이 컸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클리블랜드가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린다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위키피디아에 따로 항목이 없을 정도로 아직 대세인 건 아닙니다. 와후 추장은 클리블랜드에서 로고 또는 마스코트로 활용하는 오른쪽 그림입니다.


클리블랜드는 1950 시즌이 끝난 뒤 이 와후 추장 디자인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피부색을 빨갛게 바꿨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피부를 빨갛게 묘사하는 데는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때문에 레드스킨스라(redskins)를 팀 애칭으로 쓰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워싱턴 연고팀은 애칭을 바꾸라는 주문을 받기도 합니다.


요컨대 와후 추장의 저주는 이렇게 팀 로고를 바꾼 뒤 아메리카 원주민들 원한이 깃들어 클리블랜드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대놓고 레드스킨스가 애칭인 NFL 워싱턴은 1991년 슈퍼볼 정상을 차지했으니 아무래도 이 저주는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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