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비키니'가 큰 힘이 됐습니다.", "블로그를 정주행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종종 (인턴) 야구 기자로 취업에 성공했다며 e메일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저런 내용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오늘(29일)은 제가 몸담고 있는 동아미디어그룹 올해 인턴 기자·PD가 첫 출근하는 날입니다. 소위 언론사 채용 시즌이 막을 올린 거겠죠.


그래서 제가 평소에 가장 도움을 많이 청하는 선배 기자 네 분께 '야구 기자가 되려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물론 네 분 모두 첫 대답은 "하지 말라"는 것. 그 대답은 빼고 야구 기자 지망생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고 생각한 내용만 추렸습니다. 


먼저 전문지(스포츠지) A 기자는 "영어와 일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규약과 야구 규칙을 꼼꼼하게 읽을 것이며, 통계 프로그램 처리 및 코딩 능력이 있으면 금상첨화이며, 야구에 대한 존중심을 갖되 스타에 대해선 뻔뻔해질 것이며, 늘 새로운 질문이 나오도록 야구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이게 너무 꿈 같은 이야기라는 걸 아는지 "이 모든 걸 다하면 참 좋을 것이나 이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집요하게 문제에 파고 들려는 기자 정신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종합일간지 B 기자는 "공보다 사람을 쫓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15년 차 기자는 "야구 기자가 되고 얼마 뒤였다. 꽤나 무서웠던 선배가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스트레이트 기사'라고 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가 되어서 권력을 감시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기자의 의무라고 했다. 공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때, 비 생산적이고 쓸모없는 일이라는 손가락질에 마냥 부끄러웠다. 부끄러움은 마음의 빚이었고, 그 빚은 새로운 가치를 찾는 쪽으로 스스로를 내모는 원동력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지상파 방송 C 기자는 "상식보다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 기자는 방송 기자로는 보기 드물게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에 기반한 기사를 꾸준히 작성해 오고 있습니다. 그는 "지상파 스포츠부 기자는 대부분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부서 인원은 부족하고 뉴스 제작 후반 작업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 자주 나갈 수가 없다. 야구 경기가 진행 중인 시간에 뉴스를 제작하느라 사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세이버메트릭스는 사내와 야구장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생각한다. 10여년 전 한 독자로부터 기사 내용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그 뒤로 세이버메트릭스를 입시공부하듯 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매체에서 일하는 D 기자는 "야구만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스포츠 일간지에서 시작해 스포츠 주간지를 거쳐 인터넷 매체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야구 전문 기자를 꿈꾸겠지만 실제 스포츠 기자로 일하다 보면 자기가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종목까지 취재해야 할 때가 많다. 그때 그 종목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없으면 자기도 모르게 야구와 다른 종목을 차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부족한 제 칼럼이나 블로그 포스트보다 이 이야기가 더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럼,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베이스볼 비키니'로 발제했는데 지면에서 빠져 블로그에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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