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저는 이번에도 도미니크 티엠(23·오스트리아·사진)에게 걸겠습니다. 27일(이하 현지 시간) 시작하는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 이야기입니다. 많은 테니스 전문가가 예상하는 우승 후보는 물론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치비(29·세르비아). 그 다음 순번은 역시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는 앤디 머리(29·2위)입니다.

티엠은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세계 랭킹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지만 테니스 마니아가 아니면 아주 익숙한 이름은 아닙니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한번도 없는 선수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4강에 진출한 게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입니다.

그래도 저는 프랑스 오픈 내내 티엠을 밀었습니다. 개막 전에는 티엠이 라파엘 나달(30·스페인·4위)과 로저 페더러(35·스위스·3위)를 이긴 적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고, '클레이 코트의 황제' 나달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도 티엠이 조코치비에게 고춧가루를 뿌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티엠을 이 대회 4강에서 3-0(6-2, 6-1, 6-4)로 물리친 건 조코비치였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테임이냐? 제일 큰 이유는 많이 이겼다는 것. 티엠은 올 시즌 47승(12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ATP투어에서 뛰는 어떤 선수도 올해 이보다 많이 이기지 못했습니다. 티엠은 또 올해 잔디 시즌 첫 번째 챔피언을 가리는 슈트트가르트 메르세데스컵에서도 우승했습니다. 티엠은 이 대회 4강전에서 또 한번 페더러를 이겼습니다. 올 시즌 잔디 코트 성적은 6승 1패(승률 .857).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크레이그 오샤너시 ATP 전략 분석가는 "티엠은 현역 선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량을 갖췄다. 티엠이 나중에 랭킹 1위를 차지할 걸로 확신한다"며 "티엠은 벌써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을 물리치고 있다. 아직 랭킹이 그의 실력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티엠은 이번 대회에 8번 시드를 받았지만 이전에 윔블던에 나선 건 두 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1승이 전부. 하지만 경험 부족을 해소하는 방법은 경험을 쌓는 것밖에 없습니다. 위에 쓴 것처럼 티엠은 올해 59경기나 치렀는데 이 정도면 보통 선수가 1년에 소화하는 경기 숫자입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그를 소개하는 기사에 "테니스에 제일 열심인 남자(the hardest-working man in tennis)"라고 제목을 단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남자 테니스는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등 '빅3'가 이끌어 왔습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 걸린 남자 단식 타이틀 40개 중 34개(85.0%)를 이 세 명이 나눠가졌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가 등장할 때도 됐습니다. '도미네이터(The Dominator)' 티엠이 그 선봉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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