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실시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적으로 외국인선수의 과도한 몸값을 낮춰 구단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온 '구인 광고'에는 "세금 문제는 구단에서 책임진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과연 이 세금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다음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7개 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일괄적으로 기본 연봉 30만 달러를 받습니다. 여기에 각종 수당이 붙습니다. 출전 승리 수당은 1000 달러,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1만 달러, 정규리그 우승은 2만 달러,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3만 달러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6라운드 경기를 치렀을 때 정규리그 우승 팀은 평균 29승을 거뒀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우승 팀에서 뛰는 선수는 최대 38만9000 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돈은 미국 기준인데 잘 나가는 프로 리그는 대부분 유럽에 있으니까 이 돈을 유로로 바꾸면 약 35만2578 유로가 나옵니다.


제일 유명한 이탈리아 리그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세금 효과를 알아보기로 한 거니까 이탈리아 소득세 구조를 알아봐야겠죠? 이탈리아는 1만5000 유로까지는 23%, 그 이상부터 2만8000 유로까지는 28%, 그 위로 5만5000 유로까지는 38%, 다시 7만5000 유로까지는 41%, 그 이상 초과분에 대해서는 43%를 소득세율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35만2578 유로를 버는 사람은 14만4779 유로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사실 이건 인터넷 용어로 '짱개식 계산'입니다. 실제 과표 계산은 얼마 버니까 얼마를 내라는 식으로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국 월급쟁이가 해마다 연말정산 때 헤매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 세금 14만4779 유로를 달러로 바꾸면 약 16만 달러가 됩니다. 결국 V리그에서 뛰는 최고 선수는 다른 리그에서 54만9000 달러를 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한국 구단은 살 집도 줍니다. 선수가 혼자 가서 산다고 치면(그러니까 침대 하나 있는 방) 이탈리아에서는 한 달에 1100 유로 정도는 내야 합니다. 8개월 계약하면 8800 유로(약 9700 달러). 이 돈까지 더하면 55만8700 달러(약 6억8860만 원)가 실제 선수가 누리는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 받는 선수는 얼마나 될까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2011년 브라질 대표팀 선수 중에서 이보다 연봉이 많은 건 딱 3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 구단은 '뒷돈 찔러주기'에 도가 튼 데다 임금 체불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혹시 만에 하나 내년에 '몰방(沒放) 배구를 못 보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하시는 배구 계신다면 그 걱정 접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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