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 대표팀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는 곧잘 소설 '밀리언 달러 암(Million Dollar Arm)'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인터뷰하곤 합니다. 인도 크리켓 선수 둘의 메이저리그 도전기를 다룬 이 소설은 2014년에 영화로 바뀌어 세상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디네쉬 파텔(27)은 이제 야구를 그만두었고, 링쿠 싱(28)은 야구를 계속 하고 있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이 둘은 대신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선수가 나왔습니다. 서인도제도 출신 키에란 포웰(26·사진)이 주인공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포웰이 메이저리그 15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에 나섰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따르면 여태 프로 크리켓 선수 출신이 빅 리그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파텔이나 싱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크리켓 선수가 있었습니다. 잉글랜드 출신 배츠맨(타자) 에드 스미스(39)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실패하고 나서 '플레잉 하드 볼(Playing Hard Ball)'이라는 책을 남겼습니다. 같은 나라 출신 이언 폰트(55)도 1986, 1987년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를 비롯해 6개 구단에서 주목했지만 끝내 대서양을 건너지는 못했습니다.


서인도제도에 속한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 태어난 포웰은 8살 때부터 크리켓을 시작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야구로 전향하기 전까지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리랑카 리그 타밀 유니온에서 뛰었습니다. 물론 세계 무대서도 대표팀 멤버로 활약했죠. 그러다 서인도제도 크리켓 연맹과 갈등을 빚은 2014년 이후 야구로 전향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포웰은 "더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하지 못한 걸 후회할 만큼 야구가 재미있다.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매일 야구를 세 경기씩 보면서 차근차근 야구를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를 가장 매료시킨 건 후안 피에르(39)디 고든(28)의 번트 솜씨. 키 188㎝, 몸무게 86㎏인 왼손 타자 포웰은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크리켓 선수들은 야구하고 달리 한번 바닥에 튄 공을 아래서 위로 쳐올리는 방식으로 때려냅니다. 게다가 크리켓 방망이는 더 큰 데다 한쪽 면이 평평합니다. 둘 모두 방망이로 공을 때리는 종목이지만 포웰은 적지 않은 나이에 땅과 거의 평행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야구 스윙에 익숙해져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겁니다. 포웰은 "대신 수비할 때 글러브를 쓰는 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합니다. 크리켓에서는 맨손으로 수비합니다.


6개월 동안 포웰을 지도한 신시내티 타격 코디네이터 라이언 잭슨은 "포웰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다. 포웰은 계약금 100만 달러(12억1500만 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하위 순번 정도로 지명 받아야 만져볼 수 있는 돈입니다.


포웰은 직접 야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 TV에서 켄 그리피 주니어(47)를 지켜보면서 컸다고 합니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팬이기도 하고요. 과연 포웰이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에 새 장을 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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