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는 흔히 트럼프로 할 수 있는 게임 중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하기로 손꼽힙니다. 규칙은 퍽 폭잡하지만 인기는 포커 못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인 토너먼트 대회가 열린 게 벌써 100년 가까이 됐습니다. 그런데 브리지는 스포츠일까요? 참고로 체스는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스포츠로 인정했습니다.


영어 낱말 'bridge'는 흔히 '브릿지'라고 쓰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브리지'가 맞습니다. /ʤ/로 소리나는 건 그냥 '지'로 적는 게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협회 이름도 '한국브리지협회'입니다.


조만간 런던 고등법원(Her Majesty's High Court of Justice)에서 브리지가 스포츠인지 아닌지 판가름하게 됩니다. 관건은 역시나 '스포츠'라는 낱말의 외연이 어디까지냐 하는 것.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스포츠를 그저 '운동 경기'라고 해뒀지만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sport'를  "An activity involving physical exertion and skill in which an individual or team competes against another or others for entertainment"라고 풀이합니다.


그렇다면 'physical(신체적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터. 스포트 잉글랜드(잉글랜드체육협회)는 브리지나 체스는 스포츠가 아니라고 못 박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되려면 꼭 필요한 신체 활동이 부족하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잉글랜드브리지협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판단을 내려달라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브리지 선수 출신으로 협회 법률 자문을 맡은 니콜라스 모스틴 판사는 "라이플 총을 쏠 때보다 브리지 게임 때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협회 리처드 클레이턴 대변인은 "스포트 잉글랜드 설립 헌장에 어디에도 신체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 술 더 떠 "한 게임에 8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기 때문에 신체 활동을 몰라도 체력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게 논란이 되는 숨은 이유는 돈 때문. 잉글랜드 스포트는 가맹 단체에 체육진흥복표(스포츠토토) 수익금을 나눠줍니다. 회원 5만5000명이 넘는 브리지협회도 스포츠로 인정 받으면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최근 4년간 예산이 1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스포트 잉글랜드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거고요.


사실 스포츠부 기자라고 하니 종종 e스포츠나 바둑 같은 분야도 다루냐고 하는 분이 계십니다. 저부터 승마는 사람이 아니라 말이 하는 스포츠라고 무식한(?) 생각을 품기도 합니다. 컬링도 몸보다 머리가 더 중요한 종목이고요. 거꾸로 먹기 대회는 가히 진정한 스포츠라고 부를 만하지 않은가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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