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B(현 두산) 투수 홍길남(44)은 25년 전 오늘(1990년 7월 12일) 하루 동안 2패를 기록했습니다. 프로야구 34년 역사상 1군 경기에서 하루에 2패를 당한 건 홍길남 한 명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신 기사를 보고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비교적 최근에 프로야구에 입문하신 분들께는 낯설 수도 있는 풍경. 그런데 예전에는 하루에 한 구장에서 두 경기를 치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2005년 이전까지는 비가 오면 이튿날 '더블헤더'를 치르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 그 뒤로 더블헤더는 우천취소 경기 숫자가 지나치게 많아질 때만 부활하는 '선택 옵션'이 됐습니다. 현재까지 마지막 더블헤더는 2012년 9월 14일 광주 롯데-KIA 경기였습니다.


홍길남이 2패를 떠안은 곳은 대구였습니다. 당연히 상대팀은 삼성. 홍길남은 6-6로 맞선 더블헤더 1차전 9회말에 OB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첫 타자 류중일 현 삼성 감독(52)이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1루. 홍승규 현 대구 MBC해설위원(55)이 희생번트를 성공했고, 다음 타자 박승호 현 NC 잔류군 총괄코치(57)가 진루타로 물러나며 2사 3루. 이만수 전 SK 감독(57)에게 고의사구를 내주며 다시 2사 1, 3루가 됐습니다. 여기서 장태수 현 삼성 퓨처스리그(2군) 감독(58)이 초구에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홍길남은 이날 첫 패전을 기록했습니다.



2차전 때는 2-4로 뒤진 7회말 1사 2루에 구동우 현 롯데 2군 투수 코치(49)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OB 다선이 8회 2점을 뽑아 4-4 동점이 됐다는 것. 홍길남은 8회말 첫 두 타자를 잡고 이닝을 시작했지만 이현택(51)에게 우전안타를 내줬고 다음 타자 김용철 전 경찰청 감독(58)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치면서 4-6으로 리드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OB 타선이 9회초에 무득점에 그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홍길남은 또 한번 패전투수가 됐습니다.



홍길남은 1990년을 1승 3패로 마감했는데 이날 하루에만 2패를 당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건 2차전 승리투수가 최동원 전 한화 퓨처스리그(2군) 감독 (1958~2011)이었다는 점. 최 전 감독은 이 경기서 완투승을 기록하며 김시진 전 롯데 감독(57)에 이어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로 통산 100승을 거둔 투수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는 홍길남의 하루 2패보다 최동원의 2차전 승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홍길남과 거꾸로 하루에 2승을 거둔 투수는 5명이나 됩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거둔 투수는 36명. 아무래도 전 경기에서 좋았던 투수는 또 써도 나빴던 투수를 또 마운드에 올리는 게 드문 일이기에 나온 결과겠죠? 아무래도 당시 OB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재우 감독(70)은 퍽 고집이 셌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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