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양손잡이) 투수' 팻 벤디트(30·사진)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습니다. 벤디트는 5일(현지 시간) 보스턴 방문 경기에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팀이 2-4로 뒤진 7회 등판했고, 결과는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었습니다.


이로써 벤디트는 1995년 그레그 해리스(61·당시 몬트리올) 이후 20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등판한 양손잡이 투수가 됐습니다. 9년 전(헉!) 이 블로그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해리스는 벤디트가 양손으로 공을 던지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원래 오른손 투수였던 해리스는 당시 9월 28일 경기에서 신시내티를 상대로 왼손으로 공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벤디트가 메이저리거가 되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08년 뉴욕 양키스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가 된 뒤로 (2007년 드래프트에서도 같은 팀 지명을 받았지만 입단하지 않았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만 8시즌을 뛰었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417와 3분의 2이닝을 평균자책점 2.37로 막았지만 빅리그 승격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습니다. 스위치 투수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죠. 결국 프로에서는 벤디트가 한 쪽 팔로만 공을 던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벤디트가 오른손 투수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게 당시 전망이었습니다. 오른손 투수로는 빠른 공 최고 시속이 94마일(약 151㎞)에 달하지만 왼손으로는 85마일(약 137㎞)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또 오른팔로는 슬라이더 말고 커브도 잘 던졌지만 왼손으로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투 피치 투수'였기 때문입니다.



미즈노에서 제작한 양손잡이 투수용 글러브. 보통 글러브와 달리 손가락 6개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 양쪽 손에 다 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양손 투구를 고집했고 올해는 오클랜드 산하 AAA팀 내시빌에서 뛰면서 33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잡아 냈습니다. 평균자책점은 1.36. 결국 오클랜드는 이날 벤디트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고, 곧바로 경기에 등판시켰습니다. 해리스는 MLB닷컴 전화 인터뷰에서 "벤디트가 (나와 같은) 기회를 잡다니 참 근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영리하면서도 성실하게 던진 벤디트가 마침내 빅리그 한 자리를 꿰찼다"고 평가했습니다.



벤디트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도 당연히 양손으로 던졌습니다. 먼저 왼손으로 첫 상대 타자였던 브록 홀트(27)을 1루수 땅볼로 잡아 낸 다음, 핸리 라미레스(32)부터는 오른팔로 공을 던졌습니다. 라미레스에게는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마이크 나폴리(34)를 상대로 병살을 유도하며 이닝 종료. 8회 2사 때는 스위치 타자인 블레이크 스위하트(23)를 상대하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죠. 그래도 7년 전(!) 이 블로그에서 소개해드린 상황처럼 길게 가지는 않았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메이저리그 공식규칙에 따르면 양손 투수는 투구 전 주심, 타자, 주자에게 어떤 손으로 공을 던질지 알려줘야 합니다. 규칙 애칭부터 당연히 '벤디트 룰'입니다.


2015 Official Baseball Rule 5.07(f) Ambidextrous Pitchers

A pitcher must indicate visually to the umpire-in-chief, the batter and any runners the hand with which he intends to pitch, which may be done by wearing his glove on the other hand while touching the pitcher’s plate. The pitcher is not permitted to pitch with the other hand until the batter is retired, the batter becomes a runner, the inning ends, the batter is substituted for by a pinch-hitter or the pitcher incurs an injury. In the event a pitcher switches pitching hands during an at-bat because he has suffered an injury, the pitcher may not, for the remainder of the game, pitch with the hand from which he has switched. The pitcher shall not be given the opportunity to throw any preparatory pitches after switching pitching hands. Any change of pitching hands must be indicated clearly to the umpire-in-chief.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규칙 순서를 바꾸기 전까지 이 내용은 원래 8.01(f)에 들어 있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규칙에도 물론 같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8.01(f) 투수는 투수판을 밟을 때 투구할 손의 반대쪽 손에 글러브를 착용함으로써 주심, 타자, 주자에게 어느 손으로 투구할 것인지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투수는 동일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투구하는 손을 변경할 수 없다. 단, 타자 아웃, 타자가 주자다 괼 경우, 공수교대가 될 경우, 대타가 나올 경우, 투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 투구하는 손을 변경할 수 있다. 


투수가 부상으로 동일 타자의 타격 중에 투구하는 손을 변경할 경우 그 투수는 이후 경기에서 물러날 때까지 투구하는 손을 변경할 수 없다.


투수가 이닝 도중 투구하는 손을 변경할 경우 투수는 연습투구를 할 수 없으며, 글러브를 교체할 수 없다. 단, 양손글러브는 허용한다.

 

그러니 정말 프로야구 한화 최우석(22)이 어느 날 갑자기 정말 양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 오더라도 규칙이 없어 고민할 필요는 없는 상황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Sportugese
• 내용이 마음에 드셨다면 이 블로그를 '좋아요' 해주세요


• 매일매일 스포츠 이야기를 나누시려면 Sportugese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주세요

• 트위터에 @sportugese도 열려 있습니다 

• 계속 블로그 내용을 받아보고 싶으시면 RSS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인터넷 주소창에 http://kini.kr를 입력하시면 언제든 Sportugese와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 떠나시기 전 이 글도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