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에서 스퀴즈 번대를 대고 뛰던 롯데 문규현(32)과 한화 1루수 김태균(33)이 충돌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주루방해냐, 수비방해냐 논란이 일기도 했죠. 저는 둘 다 아니라고 봅니다. 롯데 이종운 감독(49)과 한화 김성근 감독(73)도 그저 꼭 필요한 '쇼잉'을 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단 주루방해가 아닌 이유부터 보시죠. 야구 규칙 2.51은 "공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공을 처리하고 있지 않은 야수가 자주의 주루를 방해하는 행위"를 주루방해(업스트럭션·Obstruction)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 7.09(i)[원주]에는 "타구를 처리하려는 야수에 의한 주루방해는 매우 악의적이거나 난폭한 경우에 한하여 선고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김태균은 "공을 갖고 있는 야수"였고 "매우 악의적이거나 난폭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수비방해 주장은 일리는 있습니다. 야구규칙 7.08(g)[예]에 실마리가 들어 있으니 말입니다.


7.08g[예] 스퀴즈 번트를 한 타자가 번트한 타구에 닿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의 수비를 방해함으로써 3루 주자가 본루에서 아웃당하지 않게 하였을 경우 타자는 이미 타자주자가 되어 있으므로 6.05(g), 7.08(b)에 따라 아웃되고 볼 데드가 되며 3루주자는 투구 당시 점유하고 있던 3루로 돌려보낸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문규현의 플레이가 여기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비방해는 '부당 이득 환수'가 제일 큰 목적입니다. 두 선수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충돌했다는 것만으로 롯데가 부당 이득을 봤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김태균이 송구에 성공했더라도 3루 주자도 살고 문규현도 1루에서 사는 시나리오가 가능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김태균도 문규현을 피해서 수비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심판이 수비방해를 선언하지 않은 거겠죠.



네, 저는 이 플레이를 정상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누군가 올렸는지 모를 틀린 그림 한 장이 사실이라도 되는양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 그림입니다. 이를 근거로 문규현이 페어지역으로 달렸으니 자동으로 수비방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 겁니다. 



이 문장은 야구 규칙 7.09(k)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 그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림 설명에도 '라인 안쪽으로 달릴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이를 '3피트 라인과 파울라인 사이'로 받아들이는 분도 계십니다.


7.09(k) 1루에서 수비가 벌어지고 있을 때 주자가 본루~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면서 파울 라인 안팎의 3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로 던진 공을 받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인정하였을 경우 (6.05(k) 참조)


[원주] 주자는 양쪽 발이 3피트 레인(three feet lane)의 안쪽 또는 레인을 표시하는 라인 위에 있어야만한다. 3피트 레인을 표시하는 라인은 레인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문규현은 이 [원주]에 맞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기왕하는 김에 타자가 아웃되는 상황을 정리한 6.05(k)도 봐야겠죠?


(k)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

단,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피하기 위하여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을 달리는 것은 관계없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타자주자는 안쪽(페어지역)으로 뛰어도 상관없는 겁니다. 왜 그러냐면 물리적인 3피트 라인과 개념상 3피트 라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파울라인을 따라 밖으로 실제 그어 놓은 선만 3피트 라인이 아닌 겁니다. 



3피트 라인에 대해 부연설명한 야구 규칙 7.08(a)[주1]을 보시죠.


[주1]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라고 하는 것은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의 좌우로 각 3피트(91.4cm), 즉 6피트(182.8cm) 폭을 가진 지대를 가리킨다. 이것이 통상 주자의 주로(走路)로 불리는 장소이다. 따라서 주자가 야수에게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이 주로를 벗어났을 때는 신체에 태그하지 않아도 아웃이 된다. 주자가 주로 밖을 달리고 있을 때 태그 플레이가 일어났을 경우 주로로부터 멀어지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하였을 때는 즉시 아웃이 되며, 주로로 되돌아오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하였을 때는 주자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 이상 떨어지면 아웃이 된다.


파울 라인 기준으로 왼쪽에도 (가상의) 3피트 라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1~2루, 2~3루를 달릴 때도 3피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거죠. 이 규정이 없다면 파울 라인 바로 바깥에서 뜬공을 처리하는 야수가 보호 받을 수 없을 겁니다. 이런 일이 드문데다 2루로 뛰려면 바깥쪽으로 뛰는 게 원심력을 이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주로 바깥쪽으로 뛰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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