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드디어 맞대결을 펼칩니다. 외래어 표기법만 따지면 스페인어 'Pacquiao'는 '파키아오'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두 선수는 3일 오후 12시 10분(한국 시간·SBS, SBS스포츠 중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 특설링에서 세계복싱협회(WBA), 세계권투평의회(WBC),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66.68㎏ 이하) 통합 챔피언 자리를 놓고 '세기 맞대결'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2009년부터 복싱계 최고 '떡밥'이 현실로 이뤄진 겁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페더급(54~57㎏)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메이웨더는 프로 전향 19년이 다 되도록 47번 싸워 아직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퀴아오하고 승부를 피한다는 비판이 따라다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파퀴아오도 메이웨더에 뒤지는 경력은 아닙니다. 프로 복싱 역사상 8체급을 석권한 건 파퀴아오 혼자뿐입니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는 지났지만 이번 맞대결에 전 세계 복싱 팬들 이목이 쏠린 이유입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구분

매니 파퀴아오

 1977년 2월 24일(38세) 생년월일 1978년 12월 17일(37세)
미국 라스베가스 출신 필리핀 제너럴산토스
47승 무패(26KO) 역대전적 57승 2무 5패(38KO)
173㎝·67㎏·183㎝ 키·몸무게·리치 169㎝·67㎏·170
오른손 아웃복서 스타일 왼손 인파이터
5체급 세계 챔피언

업적

8체급 세계 챔피언

1억5000만 달러

대전료

1억 달러



극과 극


두 선수는 플레이 스타일부터 전혀 다릅니다. 메이웨더는 오른손잡이 아웃복서고, 파퀴아오는 왼손 인파인터 스타일입니다. 여기서 별명도 나왔습니다. 메이워더는 어깨를 흔들며 얼굴로 날아오는 상대 주먹을 피하는 '숄더롤'이 주특기. 방어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도 얼굴이 말끔한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프리티 보이(Pretty Boy)'입니다. 거꾸로 파퀴아오는 '때리려면 때리라'면서 과감하게 상대 얼굴을 파고드는 타입입니다. 이런 스타일이 벽에 부딪히기 전까지는 무조건 직진을 고집하는 게임 캐릭터하고 닮았다고 해서 별명이 '팩맨(Pac-Man)'입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이렇게 다른 스타일로 경기를 펼치는 건 어쩌면 성장 환경이 달랐기 때문. 메이웨더는 문자 그대로 '복싱 명문가' 출신입니다. 아버지 플로이드 시니어와 삼촌 로저 모두 복싱 선수 출신입니다. 삼촌은 IBF 웰터급 챔피언도 지냈습니다. 빈민가 출신인 파퀴아오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고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복싱 선수가 되고도 계속 철공소에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았죠.


추구하는 방향도 다릅니다. 메이웨더는 '돈'이 복싱을 하는 목적입니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는 "이제 철이 들었다"며 말을 아꼈지만 예전에는 상대를 도발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기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이었죠. 동시에 대결이 불리할 것 같으면 일단 피하고 봤습니다. 자기 브랜드 이름도 TMT(The Money Team)입니다. 반면 파퀴아오는 '명예'를 더 중시하는 타입. 2010년부터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는 파퀴아오는 2013년 필리핀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자 대전료 1800만 달러(약 193억3740만 원)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돈, 돈, 돈


파퀴아오가 아무리 '돈보다 명예'라고 해도 프로 복싱에 돈이 따라오지 않을 수는 없는 법. 파퀴아오가 이번 경기 때 입는 반바지에는 필리핀 회사 여섯 곳의 로고를 박았습니다. 총 후원금이 약 150만 파운드(약 24억9066만 원)에 달한다는 게 영국 데일리메일 분석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반바지인 셈이죠.


메이웨더도 지지 않습니다. 메이웨더는 2만2500 달러(약 3736만 원)짜리 마우스피스를 끼고 경기에 나섭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이 마우스피스는 다이아몬드와 금 조각, 100 달러 지폐로 만들었습니다. 마우스피스 자체가 '부적'의 일종인 셈입니다.


그밖에 이번 경기는 돈고 관련해 프로 복싱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억5000만 달러(약 1611억4500만 원)에 방송 중계권을 팔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유료 TV 시청 수입액도 370만 달러(약 39억7491만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입장료 수익도 2000만 달러(약 214억8600만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암표 가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누가 이길까


표를 다 파는데 채 1분도 걸리지 않은 슈퍼 매치지만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싱겁게도 무승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MGM 호텔에서는 8/1로 무승부가 가장 배당율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끝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그만큼 많으니 돈을 걸어도 많이 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메이웨더가 이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갈수록 파퀴아오에게 돈이 쏠리고 있습니다.


복싱 전문가들은 메이웨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문가 84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73.8%는 "메이웨더가 판정승으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신 KO로 이길 확률은 파퀴아오가 3.6%로 메이웨더(1.2%)보다 높았습니다. 경기 초반에 승부를 내면 인파이터인 파퀴아오가 유리하지만 경기가 길어질수록 아웃복서 메이웨더가 유리하다는 뜻일 겁니다.


전직 복싱 세계 챔피언들은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채널 ESPN에 따르면 슈거 레이 네러드(59), 에반더 홀리필드(53), 레녹스 루이스(50) 등은 메이웨더가 이길 것이라고 봤습니다. 무하마드 알리(73), 조지 포먼(66), 로이 존스 주니어(46) 등은 파퀴아오 손을 들어줬고 말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역시 오스카 델 라 호야(42). 두 선수에게 모두 진 적이 있는 호야는 "메이웨더가 유리할 것으로 보지만 나는 파퀴아오를 응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맞대결이 5년 전에 있었더라면 훨씬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지금은 전성기 발놀림이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저 역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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