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첫날, 현장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도로공사에서 뛰었던 니콜(29·사진 오른쪽). 미국 대표팀 연습차 아메리칸스포츠센터에 들어선 니콜은 팀 동료였던 이효희(35·사진 왼쪽) '언니'를 보다 한달음에 달려와 얼싸 안았습니다. 아직 한국을 떠난 지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니콜은 한국 선수들을 만나자 또 한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바뀌며 니콜은 더 이상 V리그 무대를 밟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V리그 전도사'를 자처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니콜. 그는 이번 트라이웃에 참가한 테일러 심슨(22)이나 니아 그랜트(22) 등에게 한국행을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현재 미국 대표팀 상비군 소속입니다.

 

니콜은 "선수들이 한국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며 "훈련 방식이나 음식 문화 등 한국에 가서 적응할 수 있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라 실력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자기 의사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나도 처음에 적응하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인 선수는 캐서린 벨(22·188㎝), 리즈 맥마혼(22·202㎝), 셜리 페러(24·180㎝) 등 세 명이었습니다. 벨은 탄력과 점프력이 좋아 감독들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뽑혔씁니다. 특히 백어택 능력이 좋다는 게 중론. 벨은 "데스티니(28·전 IBK기업은행)하고 친분이 있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도전해볼 만한 리그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 특유의 가족 같은 팀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맥마혼은 큰 키를 이용한 파워 있는 공격으로 눈도장을 받았습니다. 푸에르토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는 원래 소속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기가 곤란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전날 팀이 탈락하자 바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맥마혼은 "새로운 리그에 대한 도전을 많이 해보고 싶었고, 수비가 강하다는 한국 배구를 경험해 보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페러는 코트에서 함께 뛴 선수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키가 작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탄력적인 움직임으로 연심 강한 스파이크를 내리 꽂자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구단 코치진은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튿날 트라이아웃에서는 페러에 대한 평가가 약하진 사이 헤일리 스펠만(22·198㎝)이 주목 받았습니다.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던 원동력은 강한 백어택. 타점도 잘 잡혀 있다는 평가입니다. 스펠만은 "백어택이 강하고 코트를 읽는 눈이 좋다"고 자평했습니다.



한편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알라이나 베르그스마(25·191㎝·사진 오른쪽 두 번째)가 니콜에 이어 'V리그 여신' 대를 있겠다는 듯 강렬할 미모 포스를 뽐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베르그스마에게는 2012년이 가장 잊을 수 없는 한 해였을 겁니다. 그해 베르그스마는 운동으로는 미국배구코치협회(AVCA)에서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 미모로는 미스 오레곤에 뽑혔습니다.


현재 현재 부업으로 모델 활동도 하고 있는 베르그스마는 "할아버지가 6·25 전쟁 참전 용사였다. 어릴 때 할아버지와 대화하면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꼭 니콜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중국에서 농구 코치로 일하고 있는 남편과 가까이 있고 싶어서라도 한국에 꼭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네, 남편이 있습니다 -_-;;   

 

여자부 6개 구단은 사흘 동안 트라이아웃을 진행한 뒤 올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뛰는 조건으로 선수 한 명과 계약하게 됩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1~3순위로 뽑히는 선수는 15만 달러(약 1억6000만 원), 4∼6순위는 12만 달러(약 1억2848 만 원)을 받게 됩니다.

 

▌2015~2016 시즌 V리그 여자부 트라이아웃 최종 선발 결과
 순위  구단  선수  출신대  나이  키  포지션  연봉
 1  인삼공사  헤일리 스펠만  스탠퍼드대  22  198㎝  라이트  15만 달러
 2  GS칼텍스  캐서린 벨  텍사스대  22  188㎝  라이트·센터
 3  흥국생명  테일러 심슨  콜로라도  22  188㎝  레프트
 4  현대건설  에밀리 하통  하와이대  22  188㎝  레프트  12만 달러
 5  IBK기업은행  리즈 맥마혼  일리노이대  22  198㎝  라이트
 6  도로공사  레즐리 시크라  테네시대  25  194㎝  레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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