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드디어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아가메즈(29·콜롬비아)와 결별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대신 케빈 르루(Kevin Le roux·25·프랑스·사진)와 남은 시즌을 보내게 됩니다. 프랑스이탈리아 스포츠매체는 21일(현지 시간) 르루가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키 209㎝에 라이트 공격수(대표팀에서는 센터)인 르루는 2004년 프랑스 리그 생말로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이탈리아 리그로 옮겼고 지난 시즌부터 피아젠차에서 뛰고 있었습니다. OK저축은행 소속 시몬(27·쿠바)이 2012~2014 시즌 몸 담았던 팀이 바로 피아첸차입니다. 르루는 프랑스 대표로 이번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서도 뛰었습니다.

르루는 다음 달 6일 시작하는 3라운드 때부터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단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단 24일 입국한다고 합니다.

르루는 대표팀에서는 붙박이 센터지만 리그에서는 센터와 라이트를 오갔습니다. 2011~2012 시즌 팀 사정상 라이트를 맡게 됐고, 그 뒤로 기복이 심해 라이트와 센터를 번갈아 맡았던 겁니다. 센터로서도 블로킹 능력은 좋지만 공격력은 약한 편. '주 공격수' 노릇을 해야 하는 라이트로서는 이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 리그는 '몰방 배구', 즉 외국인 선수 백어택이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캐피탈 팬으로서 르루는 다소 아쉬운 선택입니다.

사실 18일에 원래 현대캐피탈이 오프시즌 시몬을 영입하려 했다는 기사를 쓰고 나서 현대캐피탈 프런트에게 시달렸습니다. 김호철 감독 역시 전화를 걸어 오셔서 "우리 아가(메즈)가 요즘 달라졌다"는 말씀도 전하셨습니다. 기사를 일부 수정해 달라고 요구해 고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나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였습니다. 이튿날 한국전력에 0-3으로 패한 경기에 아가메즈가 뛰기 전부터 물밑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겁니다. (저도 알아 볼 만큼 알아 보고 쓴 기사였으니까요.)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세계 3대 공격수' 아가메즈를 데려오고도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2005~2006 시즌부터 루니(32·미국)와 두 시즌을 함께 하면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뒤로는 우승과 인연이 없습니다. 아가메즈에 앞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던 소토(36·푸에르토리코)를 2010~2011 시즌 데려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현재 3승 6패로 남자부 7개 팀 중 5위에 처져 있습니다. 한 라운드 전승 정도는 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텐데 과연 가능할까요? 아, 한국전력에서 뛰는 쥬리치(25·그리스)에 따르면 아가메즈는 남은 시즌 그리스 리그에서 뛸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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