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다시 바지를 입기로 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스커트(치마)형 유니폼을 입었던 흥국생명이었습니다. 흥국생명은 2014~2015 NH농협은행 V리그 개막을 이틀 앞둔 16일 새 유니폼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은 "새 유니폼은 팀 상징 색상인 심홍색과 보라색에 노란색을 조합해 흥국생명 특유의 경쾌함과 넘치는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거미줄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해 흥국생명만의 끈끈한 조직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애칭으로 핑크스파이더스를 쓰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은 계속해 "FILA와 함께 개발·완성한 유니폼의 전체적인 라인은 여자 배구단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강인하고 세련된 여성미를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속해 "박미희 감독 부임에 맞춰 또 한 번 비상을 이뤄내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유니폼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다"며 "팬들 기대에 보답하고 배구 명가를 재건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 사진에 나온 걸림막처럼 한 때 V리그를 호령했던 흥국생명이지만 최근 세 시즌 동안에는 6개 팀 중 5-5-6위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김연경 사태를 거치면서 이미지도 나빠졌죠. 확실히 팀 분위시 쇄신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유니폼을 치마에서 바지로 바꾸는 것 말고 진짜 팀 변화 말입니다.

흥국생명은 일단 KBSN에서 해설을 맡고 있던 박미희 감독을 새로 사령탑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자유계선수(FA) 시장에서 현대건설 출신 김수지(27·센터)를 물어왔고, 레프트 주예나(24)를 사실상 리베로로 변신시켰습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로 이재영(18·선명여고·오른쪽 사진)를 영입했습니다.

일단 분주하게 움직이기는 했는데 이게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일단 기업은행에서 건너 온 신연경(20·레프트)이 컵대회(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 대회)에서 다쳐 이번 시즌 출장이 불투명하고, 이재영 역시 AVC(아시아배구연맹)컵 이후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 성적에 앞서 사랑받는 팀을 만들고 싶다. 나를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흥국생명은 올 시즌이 끝날 때는 이 지독한 승리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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