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 2013~2014 NH농협 V리그 3라운드는 최우수선수(MVP) 이름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남자부 MVP는 현대캐피탈 아가메즈(29·콜롬비아·사진), 여자부는 GS칼텍스 베띠(27·도미니카공화국)입니다. 현대캐피탈은 9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지켰고, GS칼텍스도 5연승으로 1위 기업은행(승점 38점)을 승점 3점 차이로 뒤쫓았습니다.

• 사실 현대캐피탈은 12일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끌려다닐 정도로 진짜 강팀 면모는 아닙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이깁니다. 사실 이게 중요한 거죠. 예전에는 그럴 때 해결사가 부족했는데 이제는 아가메즈가 해주고 있는 모양새. 특히 서브가 약하기로 정평난 이 팀에서 아가메즈가 날리는 대포알 서브는 상대 리시브 라인을 맹폭하고 있습니다(세트당 서브 에이스 0.5개로 3라운드 2위).

• 거꾸로 8연패를 당한 한국전력은 완전 방전 상태입니다. 특히 '슈퍼루키' 전광인(23·사진)은 체력이 떨어진 게 확연히 눈에 띌 정도입니다. 밀로스(28·몬테네그로)가 여전히 밀로스였던 탓이 컸죠. 결국 신영철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로 레안드로 비소토(31·브라질)를 낙점하고 데려왔습니다. 비소토는 원래 시즌 개막 전 한국전력이 노리고 있던 선수. 당시에는 "고향 팀에서 뛰고 싶다"는 뜻이 강해 데려오지 못햇지만, 소속팀 RJX에서 월급을 못 받게 되자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 러시앤캐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라운드 때 전패를 당했던 러시앤캐시는 2라운드 때는 2승, 3라운드에서는 3승을 거뒀습니다. 역시 세트 1위(세트당 12.4개) 이민규(22), 공격 성공률 2위(56.95%) 송명근(21), 서브 리시브 2위(세트당 5.7개) 송희채(21) 등 '경기대 3인방'이 프로 무대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김세진 감독은 3승째를 거둔 뒤 "솔직히 시즌 2승이 목표였다"면서 "이제는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같은 3강 팀을 이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 3라운드가 끝난 이튿날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가 2 대 2 트레이드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삼성화재가 (아래 사진 왼쪽부터) 강민웅(29·세터) 전진용(26·센터)을 내주고 대한항공에서 황동일(28·세터), 류윤식(25·레프트)을 받아오기로 한 거죠. 일단은 서로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 느낌입니다. 대한항공은 세터 조재영(26)이 한 경기 반짝했지만 역시나 한선수(29)의 공백을 매우기엔 역부족이었고, 서브 리시브 최하위(세트당 8.9개) 삼성화재는 레오(24·쿠바)의 리시브 점유율을 줄여줄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천재 세터' 황동일은 어쩌다 이런 트레이드에서도 '쩌리' 신세가 된 걸까요.)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연승 모드에 발동을 걸면서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 맞대결 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채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베띠도 뻬띠지만 세터 정지윤(34·사진)과 공격수들 호흡이 갈수록 좋아지는 게 상승 원동력입니다. 정지윤은 이미 두 차례나 은퇴했던 선수지만 이나연(22)이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팀을 떠나면서 급하게 다시 러브콜을 받게 됐습니다. 기업은행은 9일 도로공사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0-3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12일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을 3-0으로 즈려밟으면서 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 여자부 막내팀 기업은행은 창단 후 현대건설에 통산 전적 11승 4패로 앞서 있는데요, 지난 시즌부터 현재까지 상대 경기 전승입니다. '보약'이 있다는 건 치열한 순위 다툼 때 늘 유리한 법이죠. 현대건설은 리베로 김연견(21)이 돌아왔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을 꺾고 탈꼴찌에 성공하기는 했는데 플레이오프는 여전히 멀고 멀어 보입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연승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죠. 그 와중에 양효진(25·센터)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황연주(28·라이트)는 과연 전성기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 올 시즌 올스타전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립니다. 프로배구 올스타전은 총 4세트 경기로 1, 2세트는 여자 선수들이 3, 4세트는 남자 선수들이 뛰는 방식입니다. 총득점을 가지고 승리팀을 가립니다. 18일에는 전야제격인 'V팝 페스티벌(영상 참조)'이 열립니다. 선수들 춤과 노래 솜씨를 볼 수 있다고 하니 배구팬 여러분들 관심 부탁드립니다 -_-)/ V팝 페스티벌은 토요일 오후 4시 KBSN, 올스타전은 일요일 오후 1시 KBS1 중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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