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올 테니스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열기가 아주 뜨겁습니다. 멜버른에 연일 40℃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더위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거죠. 위 사진 속 마리야 샤라포바(27·러시아·세계랭킹 3위)처럼 어떻게든 더위를 식혀 보려고 애를 쓰지만 별일이 다 생기고 있습니다.

남자 단식에 출전한 프랑크 단체비치(30·캐나다·122위)는 14일 경기에서 2세트 도중 더위를 먹어 스누피(!)가 보이는 환각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단체비치는 "이런 날씨에서 테니스 경기를 하라는 건 비인간적"이라며 "누구 한 사람이 죽어야 경기를 중단할 것이냐"고 말했습니다.

펭 슈아이(彭師·28·중국·43위)도 나라 쿠루미(奈良くるみ·23·일본·74위)와 여자 단식 1회전을 치르다가 코트에 구토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복통이 너무 심해 코트를 떠나는데 다른 이들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론 경기서도 1-2(5-7, 6-5, 3-6)로 패했고요.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와 약혼한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10위)는 "코트 위에 물병을 놔뒀더니 바닥이 녹아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남자 랭킹 10위 조윌프리드 총가(29·프랑스)는 한술 더 떠 "신발 밑바닥이 녹았다"고 전했고 말입니다. 옐레나 얀코비치(29·세르비아·8위)는 의자에 앉았다가 "엉덩이가 데었다"고 했습니다.

사실 호주 오픈이 열리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는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코트가 두 면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붕을 닫고 경기를 치를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기온은 높지만, 습도하고 바람량이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일기예보를 보면 멜버른에는 앞으로도 사흘 연속 무더위가 찾아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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