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에서 탈세를 한 사실을 적발했다는 스포츠동아 단독 보도가 나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지방 국세청은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2010남아공월드컵 배당수입 110억 원을 추가과세 대상으로 고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15억8000만 원을 추가 징수했다는 겁니다.

스포츠동아는 "추가과세란 성실 및 자진납세 시기가 지났을 때 징수되는 세금이다. 축구협회가 3년 전 탈세한 것이 세무당국의 조사에 의해 뒤늦게 적발된 것"이라며 "축구협회는 사단법인이자 비영리 법인이다. 2005년 법인화를 마쳤다. 비영리 법인은 통상 3∼5년에 한 번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다. 축구협회는 2009년 처음 세무조사를 받았고, 5월 두 번째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키워드는 '비영리 법인'입니다. 대한민국 민법은 법인은 영리 법인과 비영리 법인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기관은 '법인'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도 적지 않습니다.) 같은 법 32조에 따르면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이 비영리 법인입니다.

그렇다고 비영리 법인더러 돈을 벌면 안 된다는 건 아닙니다. 비영리 법인이라고 해도 "비영리 사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필요하며 그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 정도의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무방"합니다. 학교법인을 예로 들면 학생들 교육 사업을 하는 게 목적이지만, 운동장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행위를 하기도 하죠. 그래서 비영리 법인 소득을 고유 목적 사업(비수익) 소득과 수익 사업 소득으로 나눕니다.

이 두 가지 소득은 세금 부과 기준도 다릅니다. 비영리 법인의 세금 문제를 다룬 법인세법 3조③은 이렇게 돼 있습니다.

비영리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은 다음 각 호의 사업 또는 수입(이하 "수익사업"이라 한다)에서 생기는 소득으로 한다.
1. 제조업, 건설업, 도매업·소매업, 소비자용품수리업, 부동산·임대 및 사업서비스업 등의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2.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에 따른 이자소득
3. 「소득세법」 제17조제1항에 따른 배당소득
4. 주식·신주인수권(新株引受權) 또는 출자지분(出資持分)의 양도로 인하여 생기는 수입
5. 고정자산(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고정자산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의 처분으로 인하여 생기는 수입
6. 「소득세법」 제94조제1항제2호 및 제4호에 따른 자산의 양도로 인하여 생기는 수입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 외에 대가(對價)를 얻는 계속적 행위로 인하여 생기는 수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스포츠동아 기사에 따르면 세무당국은 월드컵 배당 수입을 수익 사업 소득으로 봤다고 합니다. 정말 이 배당소득을 수익사업 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 따져 보는 건 간단합니다. 월드컵 배당 수입이 축구협회의 사업 목적과 부합하는지 따져보면 되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축구협회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축구협회 정관 2조는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회원단체를 총괄하고 축구경기의 건전한 보급을 통한 국민의 여가선용, 체력향상, 스포츠 정신의 함양에 기여하며, 유소년에서 프로축구에 이르는 전 축구 영역의 균형적인 육성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경기를 통하여 국위선양과 세계 축구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따라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축구협회의 고유 목적 사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배당 수익을 받은 건 '고유 목적'에서 나온 수익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어떻게 매겨야 할까요?

이에 대해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회원들에게 음악저작권 신탁관리 용역을 제공하면서 수수료를 받은 게 비영리 법인의 수익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룬 대법원 판결을 주목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수익 사업으로 인한 것이 아닌 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비영리법인에 대하여는 소득이 있더라도 그 소득이 수익사업으로 인한 것이 아닌 이상 법인세를 부과할 수 없는 것이고, 어느 사업이 수익사업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가림에 있어 그 사업에서 얻는 수익이 당해 법인의 고유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의 여부 등 목적사업과의 관련성을 고려할 것은 아니나 그 사업이 수익사업에 해당하려면 적어도 그 사업자체가 수익성을 가진 것이거나 수익을 목적으로 영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월드컵 대표 선수들이 돈을 더 벌려고(배당 수익을 더 받으려고) 16강 이상을 노리는 건 아닐 겁니다. 물론 그걸 바탕으로 몸값을 올리려고 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월드컵이 축구협회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영위한 것 역시 아닐 테고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존재하는 나라라는 게 걸림돌. 과연 축구협회에서 '탈세자'라는 누명에 어떻게 대처할지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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