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머리(26·영국·세계랭킹 2위)가 8일 영국 런던 인근 올잉글랜드클럽에세 열린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습니다. 윔블던은 우승자만 관중석에 올라가 팬들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을 줍니다. 머리가 여자친구와 어머니 중 누구를 먼저 찾아갈지 관심이 집중됐던 순간, 그가 찾은 인물은 이반 렌들(53·체코·사진) 코치였습니다.

'테니스 명예의 전당 헌액자' 렌들 코치는 현역 시절 11년 연속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피트 샘프라스(42·미국)와 함께 역대 최다 기록. 렌들 코치는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 19번 진출했고 이 중 8번 우승했습니다. 호주 오픈 2번, 프랑스 오픈 3번, US 오픈 3번.

그러나 윔블던에서는 1986년과 1987년 2연 연속으로 준우승에 그친 '콩라인(늘 2등에 그치는 이들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이었습니다. 머리가 이번에 우승하면서 렌들 코치도 현역 시절 못 이룬 '커리어 그랜드 슬램' 한을 푼 셈이죠. 렌들 코치의 커리어 시작도 콩라인이었습니다. 그는 커리어 초기 네 차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커리어를 이렇게 시작한 선수는 '오픈 시대' 이후 렌들 코치와 머리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렌들 코치와 머리의 만남은 '운명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난해 1월부터 렌들 코치 지도를 받기 시작한 머리는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하면서 콩라인 탈피 준비를 마쳤고, 지난해 US 오픈도 거머쥐면서 영국인으로서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됐습니다. 이번 윔블던 우승 역시 프레드 페리 이후 77년만의 일입니다.

머리는 하드코트(225승 62패)와 잔디코트(79승 22패)에서 승률 78%를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레이코트에서는 57.7%(56승 41패)로 약합니다. 프랑스 오픈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렌들 코치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죠. 과연 머리가 클레이코트 적응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머리가 남자 테니스에 어떤 역사를 남기냐 하는 문제가 달린 열쇠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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