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MLB

부자(父子) 메이저리거



우리나라에서도 프로야구 역사가 30년을 넘기면서 종종 부자(父子) 프로야구 선수들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역사가 훨씬 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3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것도 다섯 가문이나 됩니다.

이들 중 국내 팬들에게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켄 그리피 시니어-주니어 부자(사진). 이 둘은 1989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대에 현역 선수로 활약한 부자가 됐고, 1990년에는 아버지가 아들이 뛰던 시애틀로 트레이드 되면서 같은 팀에서 뛴 첫 부자가 됐습니다. 그해 9월 14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백투백(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린 아버지와 아들도 됐고요.



둘은 1991년 6월 아버지가 은퇴할 때까지 51경기를 같이 뛰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1년에는 팀 레인스와 아들 주니어가 볼티모어에서 함께 경기에 나섰습니다. 사실 이해 몬트리올에서 시즌 대부분을 뛴 아버지는 10월 3일이 돼서야 트레이드로 볼티모어에 합류했습니다. 이튿날 둘은 나란히 좌익수(아버지)와 중견수(아들)로 출장했습니다. 이듬해 아버지는 플로리다하고 계약하면서 둘의 팀 메이트 생활은 그걸로 끝.

켄 그리피 주니어는 200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아버지가 전성기를 보낸 신시내티로 옮겼습니다. 밀워키에서 뛰던 프린스 필더(사진) 역시 지난해 아버지 세실이 전성기를 보낸 디트로이트로 옮겼습니다. 세실-프린스 부자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유일하게 5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1991년 51개를 쳤고, 아들은 2007년 50개를 때렸죠. (아버지 세실은 1989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서 뛰면서 38홈런으로 센트럴리그 1위에 올랐습니다. 1991년 51개도 아메리칸리그 1위 기록.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홈런왕을 차지했던 선수 역시 세실 필더밖에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가장 많이 친 배리 본즈 역시 부자 메이저리거. 피츠버그에서 데뷔한 배리 본즈가 샌프란시스코로 옮긴 것 역시 아버지 바비가 뛰었던 도시라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죠. 물론 그의 대부(代父) 윌리 메이스가 뛰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배리 본즈가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할 때 샌디에이고를 대표한 교타자 토니 그윈의 아들 토니 그윈 주니어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605게임을 뛰었습니다. 본즈 부자는 아들이 더 뛰어난 선수였다면 그윈 부자는 사실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버지가 더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아들은 전형적인 AAAA 플레이어(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AAA팀을 오가는 선수). 현재 소속팀은 LA 다저스 산하 AAA팀 앨버커키입니다.

LA 다저스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는 3대에 걸쳐 메이저리거 5명을 배출한 가문 출신입니다. 할아버지 은 니그로 리그(흑인들만 뛰던 프로야구 리그)에서 뛰다가 1951년 화이트삭스에서 잠깐 뛰었고, 아버지 제리 시니어와 작은아버지 도 메이저리그 출신입니다. 동생 스캇도 시카고 컵스에서 뛰고 있는 메이저리거.

3대에 걸쳐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건 분(boone) 가문이 처음이었습니다. 1992년 브렛 분이 메이저리가 되면서 3대를 완성했죠. 브렛의 동생 애런도 메이저리거로 이 집안은 3대 4명이 메이저리그 출신입니다. 형제 메이저리거를 언급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샌디 알로마 주니어로베르토의 아버지 샌디 알로마 시니어도 메어저리그 출신입니다.

사실 부자 메이저리거의 기원은 19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양키스 투수 구로다 히로키(黑田博樹)도 아버지 가즈히로(一博)가 1940~50년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외야수 출신. 그러고 보면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야구 잘하는 핏줄은 따로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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