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잠실 경기에서 삼성 오승환은 안방 팀 두산에 7-3으로 넉 점 앞선 9회말 2사 1, 2루에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6번 타자 임재철에게는 8구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최주환을 헛스윙으로 돌려 세우며 경기 끝. 이 경기에서 오승환은 올 시즌 아홉 번째 세이브를 거뒀습니다. 넉 점차 마운드에 올랐는데 세이브를 기록한 이유는 뭘까요?

이 블로그를 꾸준히 읽어 오신 분은 예상하시는 것처럼 이번에도 정답은 야구 규칙에 나와 있습니다.

10.20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투수에게는 세이브의 기록이 주어진다.
    (1)자기 팀이 승리를 얻은 경기를 마무리한 투수
    (2)승리 투수의 기록을 얻지 못한 투수
    (3)다음 중 어느 것이든 해당되는 투수
(a)자기 팀이 3점 이하의 리드를 하고 있을 때 출전하여 최소한 1이닝을 투구하였을 경우
(b)베이스에 나가 있는 주자 또는 상대하는 타자 또는 그 다음 타자가 득점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출전했을 경우
(c)최소한 3회를 효과적으로 투구하였을 경우. 세이브 기록은 한 경기에 한 명에게만 부여된다.

이날 경기에서 오승환은 주자를 2명 두고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야구 규칙 10.20(3)(b)에 따르면 '그 다음 타자'가 득점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죠. 이 때문에 세이브를 하나 적립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헷갈리시면 연속 타자(백투백) 홈런을 맞았을 때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등판하면 세이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황별 세이브 성립 최저 투구 이닝> 
점수차/주자 수 0 1 2 3
1점
2점
3점
1
4점
3
3
5점
3
3 3
6점 이상
3
3 3 3

하지만 올 시즌 연속 타자 홈런은 17일까지 올 시즌 154경기에서 5번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우리 프로야구처럼 팀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를 마무리로 쓰는 리그에서는 9회에 이런 일이 나올 확률도 극히 희박하죠. 그런데도 감독들은 마무리 투수에게 세이브를 챙겨주려고 이런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를 마운드에 올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이브가 '기록을 위한 기록'이 됐다는 생각을 곧잘 하고는 합니다.

이 '기록을 위한 기록'을 제대로 기록한 경기가 2007년 8월 22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있었습니다. 텍사스 구원투수 웨스 리틀턴은 팀이 볼티모어에 14-3으로 이기고 있던 7회말에 등판했습니다. 타선이 8, 9회 공격 때 16점을 뽑아내면서 텍사스는 결국 30-3으로 이겼습니다. 리틀턴은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죠. 그래서 10.20(3)(c)에 따라 리틀턴은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27점차를 막아냈다고 경기를 구원했다(save)는 인정을 받은 거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등판하는 투수가 세이브를 챙기다 보니 실제로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가 등판하지 않는 거죠. 4점차로 이기고 있는 9회말 2사 1, 2루에서 수비 팀이 이길 확률은 98.6%입니다. 반면 7회말 1점차 무사 만루 위기라면 경기를 내줄 확률이 68.1%나 됩니다. 그런데 마무리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건 9회말 수비 때입니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요?

이 때문에 △등판 순서에 관계 없이 △베이스에 나가 있는 주자 또는 상대하는 타자가 득점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등판해 △최소 1타자를 잡아내고 △경기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으며 △이닝이 끝날 때까지 자기 책임인 주자가 득점하지 않았을 때 세이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조금 엄격한 기준으로 홀드하고 세이브를 합쳐 기록하자는 목소리죠. 이러면 최고 불펜 투수가 가장 위급한 순간에 등판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 타선이 1회초 1점을 따냈고 결국 팀은 1-0으로 이겼습니다. 이 경기에서 만약 투수 9명이 나와 각 1이닝을 책임졌다면 투수 기록은 어떻게 될까요?

퀴즈 하나 더: 야구 팬이라면 당연히 승리를 챙긴 투수는 세이브를 기록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그런데도 위에 나온 야구 규칙 10.20(2)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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