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흥미로운 트레이드가 터졌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 소개한 것처럼 미 프로야구(메이저리그) 팀 보스턴 레드삭스가 애드리언 곤잘레스, 조쉬 베켓, 칼 크로포트, 닉 푼토를 LA 다저스에 내주고 제임스 로니와 앨런 웹스터, 이반 데헤수스 및 추후 지명 선수 2명(ESPN.com에 따르면 루비 데라로사, 제리 샌즈)을 받아오기로 한 겁니다.

한 미국 칼럼리스트는 "앞으로 87'세기'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트레이드"라고 평하기까지 했습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넘긴) 8월말에 9명이 팀을 옮기고, 그 중 올스타 선수가 3명(곤잘레스, 크로포트, 베켓), 그 중 2명은 아직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 확실히 보기 드문 트레이드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조금 크게 보면 다저스는 현재를, 레드삭스는 미래를 선택한 트레이드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레드삭스는 다저스에 1100만 달러를 연봉 보조로 주는 대신 2018년까지 2억5000만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판이 좀 크지만 전형적인 메이저리그식 트레이드라는 거죠.

어빙 (매직) 존슨 다저스 공동 구단주는 "우리는 지금 당장 이길 수 있는 팀이 필요하다. 이번 트레이드로 우리는 팬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이기고 싶어하는지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아주 행복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벤 셰링턴 레드삭스 단장은 "현재 우리 팀은 우리가 바라던 그 팀이 아니다. 그런 팀을 만들려면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변화(more than cosmetic changes)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단은 다저스 승!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 승자는 누구일까요? ESPN.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26일 현재 65%가 다저스가 이득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평가죠. 현재를 얻은 건 다저스가 분명하니까요.

곤잘레스는 트레이드 전까지 이번 시즌에 .300/.343/.469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OPS .812는 조금 아쉽지만 홈런 15개, 86 타점이 비난 받을 성적은 아니죠. 반면 다저스 1루수들은 .244/.289/.357에 10홈런, 55타점이었습니다. 1루수 출루율 .289는 메이저리그 30개 팀에서 29위일 정도로 공격력이 엉망이었습니다.

게다가 곤잘레스는 최근 살아나는 분위기였죠. 7월 1일 이후 43타점으로 AL 2위, 타율 .345는 5위 성적이었습니다. 곤잘레스는 다저스 이적 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홈런 16개를 기록했습니다. 이번에 팀을 옮긴 옛 주전 1루수 로니는 4개였습니다.



베켓도 일단 아메리칸리그(AL) 동부에서 내셔널리그(NL) 서부로 옮기는 건 도움이 될 겁니다. 지난 5년 동안 AL에서 NL로 옮긴 투수들은 평균 자책점이 4.07에서 3.51로 0.5 이상 내려갔습니다. 게다가 다저스타디움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친화적으로 손꼽히는 구장이죠.

관건은 속구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 하는 게 될 걸로 보입니다. 팬그래프(www.fangraphs.com)에 따르면 베켓의 속구 구속은 △2009시즌 94마일 △2010시즌 93.6마일 △2011시즌 93마일 △2012시즌 91.4마일로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칼 크로포드는 레드삭스와 함께 한 두 시즌 동안 OPS .711에 그쳤습니다. 15홈런에 75타점. 늘 부상에 시달리더니 올 시즌에는 토미 존 수술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그래도 탬파베이에서 보여줬던 모습으로 반등할 수 있다면 크로포드에게도 LA는 기회의 땅이 되리라고 봅니다. (사실 크로프드는 와서 해준 게 없어서 딱히 할 말도 -_-;;)


바보들을 기다리며…

레드삭스는 일단 유망주 '뭉치'를 받았습니다. 샌즈나 데헤수스는 9월이 되면 당장 메이저리그에 콜업된다고 해도 이상한 선수들이 아닙니다. 웹스터와 데라로사는 앞으로 2~3선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듣는 선수들이죠. 보스턴글로브의 닉 카파르도는 "이 선수들이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건너왔다는 게 케미스트리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합니다.

하지만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이죠. 실제로 몇 이나 터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다 봇해 베이브 루스를 떠나보낼 때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홈런을 665개나 때릴 줄 아무도 몰랐을 테니까요. 준수한 투수를 내보낸다고 생각했겠죠. 레드삭스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올 만한 대어도 별로 없습니다. 조쉬 해밀턴(텍사스 레인저스)이 이번 시즌 이후 시장에 나오기는 하지만 더 이상 콘텐더가 아닌 레드삭스는 별로 매력적인 구애자가 아닐 겁니다.

레드삭스가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를 챙겼을 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존 맥케인이었습니다. 이번 트레이드로 산소 호흡기는 뗐지만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팀의 체질개선이 쉽지 않을지 모릅니다. 2004시즌 바보들(idiots)이 뛰놀던 그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적어도 3년 뒤에나 다시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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